다시 만날 수 있기를, 시리아에서

7화. 텔하마 언덕 위에서

by 봄울

해가 조금 낮아진 오후,
우리는 하마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텔하마 언덕으로 향했다.

언덕은 높지 않았다.
천천히 걸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완만하게 이어진 길이었다.

올라가는 동안에도
멀리서 물레가 도는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 소리가
우리의 걸음과 어깨, 그리고 숨까지
조금씩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언덕 위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돗자리를 깔고 누운 사람,
조용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차를 마시며 바람을 보고 있는 사람,
그리고 아이들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누구도 바쁘지 않았다.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모두가 쉬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 한 곳이 조용히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언덕 가장자리로 걸어가
도시가 펼쳐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하마의 건물들,
강줄기,
수차의 둥근 윤곽,
그리고 그 위로 천천히 내려앉는 여름의 햇빛.

풍경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져 있었다.

어디에 닿으려는 마음도,
무엇을 얻으려는 조급함도 없이
그저 바라볼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은
이 여행에서 처음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가이드로 일하던 시간 동안
나는 늘 앞을 봤다.
다음 일정, 다음 동선, 다음 설명.

그 과정에서
풍경은 종종 배경이 되었었고,
나의 마음은 풍경보다
사람들을 살피는 데에 가까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 언덕에서
나는 내 마음이 풍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조용히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크게 흔들리는 변화가 아니라,
물이 잔잔하게 차오르는 변화였다.




바람이 불었다.
말이 필요 없는 바람이었다.

현이는 내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고,
둘 사이에는
설명해야 할 것도, 나누어야 할 것도 없는
편안한 침묵이 머물렀다.

나는 그 침묵이 좋았다.
침묵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언덕에서 내려올 때
나는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정확히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마음이 넓어져 있었다.

세상이 그대로인데
마음의 공간만 조금 더 커진 날들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하마의 바람은
그저 바람이었지만,
그 바람을 맞고 있던 나는
조금 더 다른 사람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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