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아파미야, 사람이 떠난 자리에서
하마를 떠나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아파미야라는 도시가 있다.
나는 이 도시의 이름을
예전부터 들은 적이 있었다.
가이드로 일할 때
시리아를 여러 번 걸었지만
손님들과 함께하는 일정 속에
아파미야는 한 번도 포함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시리아 현지 가이드에게
“시리아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
라고 물었을 때,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아파미야.”
그 한 문장을
나는 마음속 어딘가에 오래 두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을 짤 필요가 없다는 듯
조용히, 자연스럽게
그 도시를 향하고 있었다.
아파미야는
도착했을 때부터 조용했다.
강한 햇빛이 도시 위에 내려앉아 있었지만
기척은 없었다.
관광객도, 상인도,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현지인도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 길게 불어오고,
바람이 지나가면
다시 고요가 남았다.
그 고요는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있는 시간의 느낌이었다.
열주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기둥 하나하나가
마치 도시의 척추처럼
곧고 오래 서 있었다.
그 길을 걸을 때
나는 속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길 위에서 들리는 소리는
내 발바닥이 돌을 누르는 감각과,
바람이 기둥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뿐이었다.
아파미야는
사라진 도시가 아니라
남아 있는 도시였다.
단지,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은 보이지 않을 뿐이었다.
유적지에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먼저 온다.
누가 지었는지,
누가 살았는지,
어떤 전쟁이 있었는지,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는지.
하지만 아파미야에서는
그런 이야기보다
도시의 온도가 먼저 왔다.
뜨겁지 않았고,
차갑지도 않았다.
그저
멈추어 있는 온도.
누군가의 발자국이 사라지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사라진 후에도
길은 이렇게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은
조용하지만 힘이 있었다.
나는 열주로를 따라
아주 천천히 걸었다.
누구도 부르지 않는 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장소.
그런데도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람이 없는 자리가
반드시 쓸쓸한 자리는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소리 속에 있었다.
그리고 아파미야에서는
아무 소리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을
다시 배운 것 같았다.
길의 끝에서
나는 뒤돌아보았다.
기둥들이
아주 오래된 악보처럼 서 있었다.
누군가가 그 위에
시간이라는 음표를 남겨 놓고 간 것처럼.
나는 그 풍경을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담았다.
그 순간
이 도시가 내게 건넨 말은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무언가가 마음 안에서 넓어지고 있었다.
그 넓어짐은
소리 없이,
그러나 확실하게
남아 있는 감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