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알레포, 사람의 숨이 모여 있는 도시
라타키야에서의 새벽은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은 하늘이
도시의 지붕 위에 얇게 걸려 있는 듯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짐을 들고
조금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기차역 플랫폼으로 걸어갔다.
바람은 짧았고,
말은 거의 없었다.
라타키야는 머물지 않아도 되는 도시였기 때문이었다.
기차가 천천히 역으로 들어왔다.
삐걱이는 철의 소리와
낡은 바퀴가 선로를 잡는 진동.
우리는 그 소리에 몸을 실었다.
기차는
해안 도시의 공기에서
조금씩 내륙의 공기로 이동하고 있었다.
창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고,
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는
햇빛과 먼지,
그리고 약간의 뜨거운 여름 냄새가 섞여 있었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풍경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는 풍경이었다.
그저
그 자리에서 흘러가고 있었다.
현이는 이어폰을 끼지도 않았고,
책을 펼치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 침묵이 좋았다.
기차 안에서는
각자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도시로 들어서는 기차가
알레포역에 가까워졌을 때
공기의 결이 달라졌다.
라타키야의 바람이
조금 열려 있고 느슨한 바람이었다면,
알레포의 바람에는
사람들의 온기와 일상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기차 문이 열리고
우리가 플랫폼에 발을 딛는 순간
도시는 우리를 조용히 맞았다.
특별한 환영도,
인위적인 연출도 없이.
그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공기.
알레포의 구시가지로 들어가자
도시는 더 분명해졌다.
좁은 돌길,
겹겹이 이어진 시장,
올리브 비누와 향신료 냄새,
가게 앞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상인들.
사람들은 이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일하고, 쉬고, 흥정하고, 웃고, 걸으며.
나는 그 장면을 한참 바라보았다.
하마의 바람이
내 마음의 속도를 느슨하게 풀어주었다면,
알레포는
다시 세상 속으로 내 마음을 열어주는 도시였다.
여기서는
시간이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의 하루가
여기서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는 시장 모퉁이에 있는 작은 찻집에 앉았다.
현이는 민트티를 시켰고,
나는 설탕을 천천히 저어 넣은 차를 들었다.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물레가 돌던 하마의 소리와는 전혀 다르게
살아 있는 박자로 흘렀다.
나는 그걸 보고 있었다.
살아 있는 도시.
살아 있는 사람들.
살아 있는 시간.
그리고 그 속에서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그저 앉아 있는 우리.
그 순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