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요단강 — 믿음으로 디딘 첫 발
그러나 가까이 서면 알 수 있다.
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 그 강 앞에 섰을 때
마음 한쪽이 묵직하게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이 강을 건넌 사람들은
얼마나 떨리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디뎠을까.’
성경은 말한다.
제사장들이 언약궤를 메고 먼저 발을 내디딘 순간
강이 멈춰섰다고.
하지만 그때 나는
그 문장을 다르게 읽게 되었다.
강은 이미 멈춰 있었다.
다만,
내가 보기엔
아직 흐르고 있었을 뿐이다.
사람이 알 수 없는 자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상류에서,
이미 하나님의 일이 시작되고 있었다.
문제는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가가 아니라,
내가 믿고 움직일 수 있는가였다.
사실, 내 삶에도 그런 요단강이 있었다.
결정을 앞둔 날들,
방향이 보이지 않던 시간,
내가 잘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던 시절.
나는 기다렸다.
조금 더 분명한 확신이 오기를.
길이 완전히 열리기를.
발이 다치지 않을 만큼 안전해지기를.
하지만 삶은 그런 방식으로 열리지 않았다.
확신은 건넌 후에 찾아왔고,
안전은 첫 발 이후에 도착했다.
요단강을 바라보던 날,
나는 마음속으로 아주 작은 기도를 했다.
‘하나님, 저는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걸어볼게요.
아주 천천히,
한 걸음만.’
그 한 걸음이
전체를 건너게 했던 것이 아니라,
그 한 걸음을 내딛는 나 자신을 바꾸었다.
무엇이 달라졌냐고 묻는다면
아주 단순한 것들이 달라졌다.
숨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내가 내 삶을 조급하게 몰아세우던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앞서 걱정하고, 미리 두려워하던 습관이
천천히 내려졌다.
물은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았다.
하나님은 언제나
시간의 상류에서 일을 시작하신다는 것을.
나는 결과를 보고 믿으려 했지만,
하나님은 먼저 믿고 걸어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날 이후
내 기도는 아주 단순해졌다.
“하나님, 오늘 한 걸음만 가르쳐주세요.”
멀리 뛰지 않아도 됐다.
앞서 계획하지 않아도 됐다.
바다를 가를 믿음을 갖지 않아도 됐다.
단지
오늘 한 걸음의 믿음.
그것이면 충분했다.
요단강은 그날 나에게 속삭였다.
“길은 건너기 전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내딛는 자에게는 열린다.”
나는 그 말을,
그 물결 위에 오래 새겨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