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내 인생의 요단강을 다시 건너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출근하고, 서류를 정리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집을 돌보고,
하루가 금방 저물어가는
익숙한 리듬 속으로.
겉으로는 아무 일도 변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내 안에서
조용히 달라진 것이 있었다.
나는 이제
모든 순간을 ‘건너야 하는 강’으로 보지 않았다.
과제처럼, 시험처럼,
넘어야만 하는 무언가로 보지 않았다.
삶은 강이 아니라
강을 건너는 나의 호흡이라는 것을
사해에서 뒤집히던 날,
나는 이미 배웠다.
예전의 나는
늘 앞서 걱정하며 살았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두려워하고,
아직 찾아오지 않은 문제를 미리 괴로워하고,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 한 걸음만.
내일의 강은 내일 건너게 해주세요.”
요단강은
전체를 다 건너야 비로소 의미가 생기는 게 아니라,
첫 발을 내딛는 순간에 이미 믿음이 시작되는 강이었다.
삶도 그와 같았다.
관계를 건너야 하는 날도 있었다.
조심스럽고, 어색하고, 상처가 남아 있는 자리.
그때 나는
예전처럼 서둘러 연결하려 하지 않았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진심이 느려 도착해도 괜찮았다.
나는 성급함이 아니라
머무름을 선택했다.
몸이 지친 날도 있었다.
머리가 앞질러 가는 날도 있었다.
그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내가 건너야 하는 강은 무엇인가?”
“그리고, 정말 오늘 다 건너야 하나?”
대부분의 답은
아니었다.
강은 여전히 있었지만,
나는 그 강을
천천히 걸어도 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쉼은
환경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여유로운 일정이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이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었다.
쉼은
마음이 서 있는 방향이었다.
내가 내 삶을 바라보는 자리.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깊이.
그 방향이 단 한 걸음만 바뀌어도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나는 안다.
길이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이미 시간의 상류에서
물을 멈추고 계시다는 것을.
나는 그저
오늘의 물가에 서서
조용히 한 걸음을 내디디면 된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내딛는 이 한 걸음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