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날은 유난히 손이 떨리고, 가슴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평소처럼 멀쩡한 얼굴로 일하고,
전화기를 붙잡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버티는 일이
더 이상 되지 않았다.
“그만두고 싶습니다.”
나는 몇 번이나 말했다.
하지만 팀장은 늘 같은 말로 나를 붙잡았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지금 그만두기엔 아깝잖아.”
“너는 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 말들 속에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내 실적에 대한 미련만이 있었다.
나는 이미
무너진 마음 위에서 서 있었다.
어느 날, 집에서 기도하다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정확히 왜였는지 알 수 없었다.
몸이 먼저 무너진 것인지
마음이 먼저 무너진 것인지.
좁은 원룸에서
빨래건조대가 함께 쓰러져
내 몸 위에 덮였다.
그 순간
나는 움직일 수 없었고
눈을 뜨고도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꼬리뼈가 다쳤다.
걷는 것도 앉는 것도 힘겨웠지만
나는 다음 날 출근했다.
근처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일했다.
의사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진이 나면 건물과 땅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다 균열이 납니다.
그래서 여진이 생기는 거죠.
지금 몸 상태가 그래요.
이미 다 깨져 있는 상태예요.”
나는 이미
금이 간 몸과 마음으로
서 있던 사람이었다.
다시 팀장에게 말했다.
“저, 그만두겠습니다.”
이번에는 더 붙잡지 않았다.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윗사람이 나를 회의실로 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그는 결국
내가 있는 2층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세워 삿대질을 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를 모욕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서웠을 것이다.
그의 난폭함과
권위와
폭력적인 기세가.
하지만
1년을 버티는 동안
나는 달라져 있었다.
그가 삿대질할 때
나도 똑같이 손가락을 들었다.
그가 인상을 쓰면
나는 웃으며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악을 쓰면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만하세요.”
그는 손을 들고
나를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막았다.
여자 대표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내가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사람들을 망가뜨렸는지.
그날
나는 나 자신을 지키고 떠났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다.
무너지고
부서지고
눈물 속에서 기도하며
어두운 곳에서 조용히 버티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 속에서
아주 천천히
조용하게
안에서 자란다.
그때의 나는
힘들었지만
이미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