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예뻐지는 게 두려웠던 이유
“살 빠지니까 예뻐졌어요.”
“이제 진짜 다른 사람 같아요.”
그 말들이 칭찬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쩐지 불편했다.
예뻐진다는 말이 이상하게 두려웠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오래된 그림자가 있었다.
잊고 싶었던 기억,
하지만 결코 잊히지 않았던 상처.
학창 시절, 원하지 않았던 손길이 있었다.
성추행.
단 한 번의 사건이 아닌,
여러 사람으로부터
여러 차례 반복된 경험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예쁜 건 위험하다’는 믿음을 품게 되었다.
눈에 띄면 안 된다, 예뻐지면 안 된다.
그건 무의식 속의 생존법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자신을 가꾸지 않았다.
살이 찌면 마음이 조금 편했다.
‘이제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겠지.’
그건 보호막이자, 동시에 감옥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거울 앞에서 땀에 젖은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이건 위험한 게 아니라, 살아있는 얼굴이야.’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예뻐진다는 건 남에게 잘 보이려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존중하는 일이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그저 보기 좋은 몸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하는 ‘증거’였다.
이제 나는 안다.
예뻐지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그때의 상처가 두려웠다는 걸.
그 상처는 내 잘못이 아니었다.
나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예뻐지는 건,
그때의 나를 다시 살려주는 일이니까.
나는 이제 예뻐지는 게 두렵지 않다.
예뻐진다는 건,
다시 나를 사랑하겠다는 용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