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악마 다루기

6화 — 완벽주의

by 봄울

오늘의 악마는 완벽주의였다.

그 녀석은 아주 깔끔하다.
내 마음에 먼지 한 톨이라도 보이면 즉시 걸레질을 시작한다.


“이불은 대각선으로 접어야지.”
“이 문장은 더 예쁘게 써야지.”
“오늘도 100점 받아야 해.”


덕분에 나는 늘 정돈된 피로 속에 살고 있다.

완벽주의는 늘 칭찬으로 시작한다.


“넌 원래 꼼꼼하잖아.”
“넌 뭐든 잘하잖아.”


그 말들이 달콤해서 나는 또 속는다.
그런데 그 칭찬 속에는 늘 숨은 함정이 있다.


“그러니까 실수하지 마.”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되어버린다.

완벽주의의 방은 언제나 정리되어 있지만,

그 안의 주인은 늘 긴장 상태다.

나는 그냥 밥을 먹고 싶은데,

그 녀석은 반찬 배열을 수정한다.
나는 그냥 글을 쓰고 싶은데,
그 녀석은 첫 문장을 열 번이나 지운다.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가 깔끔하게 끝난다.

하루는 그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완벽해야 해?”
“그래야 안전하잖아.”


그 대답이 이상하게 슬펐다.
완벽주의는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실수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는 불안의 가면이었다.

틀리면 버려질까 봐, 부족하면 실망시킬까 봐.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완벽을 연기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조금 어질러 보기로 했다.
컵을 식탁에 두고, 이불을 대충 덮고,
글은 일단 쓰고 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만 덜 매끈하게 살아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공기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삶이 완벽하지 않은 쪽이 더 따뜻했다.
그제야 알았다.
완벽보다 따뜻한 게 ‘진짜’라는 걸.


“완벽하려 애쓰기보다,
따뜻하게 부족한 내가 더 사람답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