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글은 내 마음의 거울이었다

by 봄울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내 마음을 만날 때가 있다.
처음엔 그저 하루의 기록을 남기려던 것뿐인데,
어느새 문장 속에서 내 감정이 얼굴을 드러낸다.


“오늘은 괜히 마음이 답답하다.”


이 한 줄을 쓰는 순간,
나는 내 감정이 ‘답답함’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이름이 붙여진 감정은 더 이상 나를 짓누르지 않는다.
글은 그렇게, 막연한 마음에 ‘모양’을 만들어준다.


나는 오랫동안 감정을 숨기며 살아왔다.
회사에서는 괜찮은 척,
가정에서는 평온한 척,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괜찮지 않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아무에게도 보내지 않은 일기 속에서,
나는 나에게 솔직해졌다.

글은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비난하지도, 위로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받아준다.


그래서 글 앞에서는 마음의 가면을 벗게 된다.

어떤 날은 억울한 일을 적다 눈물이 나고,
어떤 날은 감사한 일을 쓰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렇게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이상하게도 가슴이 조금 가벼워진다.

글을 쓴다는 건,
‘내면의 소리’를 듣는 일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글을 쓸 때,
비로소 마음의 거울이 맑아진다.


그 거울 속에서 나는 나를 본다.
지친 나, 불안한 나,
그리고 여전히 괜찮아지고 싶은 나를.


이제 나는 안다.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내 마음의 언어’라는 걸.
글을 통해 나는 내 안의 아이를 달래고,
내 어제를 이해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오늘도 노트를 펼친다.
그 안에는 나의 마음이,
그리고 내가 되어가고 있는 내가 있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