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글이 직업이 되는 순간

by 봄울

처음 글을 쓸 때는,

그저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누군가 내 글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글 안 올리세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나의 글이 ‘누군가의 하루’가 되었구나.

그때부터 글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하루를 다르게 살게 하는 책임의 언어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책임이 나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글로 인터뷰 요청이 오고,
강연을 제안받고,
출판사로부터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작가님, 책으로 엮어보실 생각 있으신가요?”


그때의 나는 웃었다.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했지만,
그 한마디가 내 안의 가능성을 불러냈다.

글이 직업이 되는 과정은 화려하지 않다.
대부분은 조용하고, 느리고, 불안하다.
하지만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시간이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닿으면,
그건 이미 ‘일’이 된다.


돈이 아닌 의미로 시작한 일,
의미가 쌓여 가치가 되는 일,
그게 바로 글이 직업이 되는 방식이다.

나는 이제 안다.
직업은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삶을 지속하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걸.


글쓰기는 내게 그런 일이다.
돈을 벌기 위해 쓰지 않아도,
글을 쓰면 삶이 버텨진다.
그리고 그 버텨낸 문장들이
언젠가 누군가의 돈이 되고,
또 다른 의미로 돌아온다.

글이 직업이 된다는 건
책을 내거나, 강의를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글로 살아간다’는 결심에 가깝다.


글로 하루를 보고,
글로 세상을 해석하고,
글로 사람들과 연결되는 삶.
그 삶 자체가 작가의 직업이다.

나는 여전히 글을 쓴다.
어제의 기록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문장이 내일의 일을 불러온다.
글이 직업이 되었다는 건,
내가 마침내 나의 길을 찾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