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돌아갈 곳이 있다는 위로 ― 하나님이 준비하신 집
가끔은 ‘나는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잠시 머물다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해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그 사이 내 나이도, 마음도 달라졌다.
나는 점점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한국에 갈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은 반가움보다 불편함이었다.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며칠씩 머물렀다.
짐을 풀기도 전에 다시 싸야 했다.
그 어디에서도 완전히 편히 눕지 못했다.
내가 머물던 곳은 다 ‘잠시의 자리’였다.
‘내가 속한 곳이 어딜까?’
그 질문이 늘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었다.
요르단의 집으로 돌아오면
텅 빈 방 안에 익숙한 침대와 커피잔이 나를 맞았다.
그 공간은 낯선 나라의 한 모퉁이였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이 오히려 더 ‘내 집’처럼 느껴졌다.
왜일까.
아마도 그곳에는 하나님과 나의 대화가 쌓여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집’은 벽과 지붕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계신 자리라는 걸.
그분이 계신 곳은 어디든 안식의 땅이었다.
외국의 낯선 거리든, 잠시 머무는 숙소든,
기도할 수 있는 자리라면 그것이 곧 집이었다.
하나님은 내게 돌아갈 ‘주소’를 주시지 않았지만,
돌아갈 ‘품’을 주셨다.
그 품이야말로 내 진짜 고향이었다.
요르단에 있던 11년 동안,
많은 이들이 왔다가 떠났다.
누군가는 짐을 꾸렸고,
누군가는 미련 없이 떠났으며,
누군가는 이곳에 남아 가정을 꾸렸다.
그들을 보며 나는 종종 부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하나님이 내게는 ‘정착’이 아니라 ‘순례’를 맡기셨구나.
그분은 나를 어디에도 묶어두지 않으셨다.
대신 어디서든 그분과 함께 머물게 하셨다.
그건 불안한 유랑이 아니라,
은혜의 순례였다.
돌아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눈물짓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눈물조차도
하나님이 ‘집으로 이끄는 초대장’이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 더 이상 슬프지 않다.
왜냐하면 내 영혼의 고향은 이미 하나님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분이 내 안식처가 되시고,
그분이 내 마음의 집을 지으셨다.
“하나님은 내게 주소를 주시지 않았지만,
돌아갈 품을 주셨다.
그 품이야말로
나의 진짜 고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