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도 하나인 마음

8장. 그리움이 신앙으로 변할 때 ― 깨져야 했던 마음의 바위

by 봄울

내가 그리워했던 것은 사실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그리워했던 것은 제자리,
다시 공부하던 시절의 나,
학교로 돌아가서 책을 펴고, 꿈을 다시 이어가던 모습이었다.


요르단의 세월 동안, 나는 그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뜻대로 그 길을 열어주시지 않았다.
나는 왜 하나님이 그토록 나의 작은 소망 하나조차
허락하지 않으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 하나님은 나로 하여금
‘학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그리워하게 하셨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하나님 나라는 내게 너무 멀고, 막연했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였다.
내게 주어진 현실은
하루하루 생존을 이어가야 하는 이방의 삶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나는 깨달았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하나님의 이야기가 담긴 땅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건 단순한 체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임무였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셨던 요단강,
세례요한이 죽임을 당한 마케루스 산성,
모세가 생을 마감한 느보산,
깡촌 출신 엘리야의 고향 길르앗 산지,
야곱이 형 에서와 화해하고,
천사와 씨름하던 얍복강.

그 모든 장소를 지나며 나는 물었다.


‘하나님, 이 땅의 이야기가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야곱은 부모님을 얼마나 그리워했을까.
형의 두려움 속에서 밤새 기도하던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예전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그를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다.
속이고 빼앗고, 도망치는 야곱의 모습이 싫었다.


그런데 광야의 세월을 지나며
그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었다.
야곱이 형의 분노보다
하나님의 시선을 더 두려워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나도 한때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 여겼다.
적어도 나쁘지는 않은 사람,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마음속엔 교만이 숨어 있었다.
나는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 여길수록,
다른 사람을 판단했다.


‘나를 상처 준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했고,
가족조차 그리워하지 못했다.
그들을 ‘내 인생의 장애물’이라 여겼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안의 단단한 바위를 깨뜨리셨다.


그리움조차 은혜라는 사실을,
사람을 다시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회복의 시작이라는 걸 가르쳐주셨다.


나는 결국 깨달았다.
그리움은 약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 안에 심어두신 사랑의 잔향이라는 것을.
그리움이 내 안에서 자라날 때,
나는 조금씩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되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계획 아래 있었다는 것,
나의 실패도, 내 교만도, 내 고독도
그분의 손길 안에서 빚어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안다.
내가 그리워하던 것은 결국 하나님 자신이었다는 걸.

학교로 돌아가는 길 대신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을 걸었을 뿐이었다.


그리움은 이제 멀고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리움은 내 영혼의 나침반이다.
그리움이 내 안에서 흔들릴 때마다
나는 방향을 다시 잡는다.
그리움은 나를 하나님께로 이끈다.


“나는 그리워할 줄 몰랐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 마음을 깨뜨려
다시 그리워하는 법을 가르치셨다.
그리움이 곧 회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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