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마지막까지도 ‘변하지 않는 회사’를 보며
회사를 떠날 결심이 깊어질수록
나는 마지막 한 번의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사람이 그렇듯,
회사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작은 가능성을 마음 한켠에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일들만
조용히, 그러나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
회사 전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다.
목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뿌리부터 뒤집어야 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문제를 덮을 방법만 찾았다.
노무법인이 들어와
“이건 이렇게 처리하면 됩니다.”
“이 부분은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노동청에는 이렇게 대응하면 됩니다.”
라고 조언할 때마다
회사 사람들은 그 말만 골라 들었다.
정작 중요한 질문—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그 질문은
회의 테이블 위에 한 번도 올라오지 않았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회사는
사고를 교훈으로 삼고 바꾸는 조직이 아니라,
사고를 ‘이미지 관리’로 처리하는 조직이라는 것.
변화를 기대하는 건
내 욕심일 뿐이었다.
나는 바랐다.
가족친화 컨설팅,
중대재해 컨설팅
이런 외부 도움을 받으면
회사가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상무는
회의시간마다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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