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상처를 통해 내가 바라는 조직의 얼굴을 알게 되다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한 가지를 계속 떠올렸다.
“나는 어떤 조직에서 일하고 싶은가?”
“내가 머무르고 싶은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나는 어떤 리더 아래에서 나답게 일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질문들은 회사에서 상처받은 순간마다
조각조각 떠올랐다.
상처는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선명한 깨달음을 준다.
‘나는 이런 곳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또렷하게 알려주는 힘.
그리고 그 ‘싫음’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내가 진짜 원하는 조직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사람을 ‘신뢰’하는 곳
출퇴근 기계도 없고
기록도 없고
모든 판단이 상무의 감정과 기억에 달려 있는 회사.
기계가 설치된 뒤에도
사용 목적은 “기록”이 아니라
“감시”였다.
나는 그때 깊이 느꼈다.
도구는 문제가 아니다.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다.
출퇴근 기계는
회사와 직원 사이의 약속을 남기기 위한 장치인데
여기서는
직원을 감시하고 의심하기 위한 장치로 바뀌었다.
나는 이제야 안다.
내가 바라는 회사는
기계를 신뢰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신뢰하는 곳이다.
책임을 ‘함께’ 지는 리더
화재사고, 사망사고, 안전 컨설팅…
그 모든 순간에
가장 책임 있어야 할 사람은
늘 자리에 없었다.
중대재해 컨설팅 당일,
상무는 갑자기 나가 버렸고
나와 과장, 공장장에게
그 무게를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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