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상처는 나를 망가뜨렸을까, 아니면 바꾸었을까
“나는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다.”
좋아하던 것을 잃고,
사람을 믿는 법이 흔들리고,
사소한 말에도 마음이 쉽게 무너지고,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도
이제는 너무 벅차다.
그래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리곤 한다.
“망가졌어.
나는 끝났어.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조용히 깨닫게 되는 진실이 있다.
상처는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꾼다는 사실이다.
망가짐과 변화는 다르다.
망가짐은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지만,
변화는
그 시간을 통과하며
내 안에 새로운 것들이 자라났다는 뜻이다.
상처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람을 조금 더 깊게 만든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예전에는 쉽게 넘기던 말이
이제는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건 당신이 약해진 것이 아니라,
말의 무게를 알게 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상처받는 사람을
‘이해한다’고만 말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당신이 무너졌다는 뜻이 아니라,
공감의 능력이 자라났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누군가 조금만 다가와도
서둘러 마음을 열었지만
이제는
조금 더 천천히 열어본다.
그건 당신이 폐쇄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운 것이다.
상처가 남긴 흔적을
‘이전의 밝음을 잃어버린 증거’로 보면
삶은 더 어두워 보인다.
하지만 그 흔적을
‘내가 통과한 불의 온도’로 보면
그제야 삶이 달리 보인다.
상처는
나를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게 만들지만,
그 대신
이전에는 가질 수 없었던
깊이, 통찰, 공감, 지혜를 남긴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도 된다.
나는 망가진 것이 아니다.
나는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나를 더 사람답게 만들고 있다.
당신은 예전의 ‘그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단단하고 깊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