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아이비리그를 견디는 사람들

5화. 상처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 말아야 하는 이유

by 봄울


상처를 깊게 겪은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자신을 향해 가장 먼저 화살을 돌린다.


“내가 뭘 잘못했지?”
“내가 그때 더 똑똑했더라면…”
“내가 아니었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까?”


고통이 컸던 사람일수록
책임을 자기 안에서 먼저 찾는다.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들은 더 아프다.




그러나 상처의 진짜 잔인함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고통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게 만든다는 데 있다.


사실은 이렇다.

그 일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다.
당신의 성격 때문도,
부주의함 때문도 아니다.
당신이 약해서,
당신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도 아니다.


고통은 종종
사람의 잘못과 무관하게 찾아온다.

폭력은 상대의 선택이고,
배신은 상대의 마음이고,
부당함은 상대의 결정이다.


그 어떤 것도
당신이 초래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날, 그 말, 그 행동, 그 선택을
끝없이 되돌아보며

자기 자신을 심판하려 한다.



왜일까?

그건 ‘원인’을 내 안에서 찾는 일이
외부의 혼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결론 내리면
세상은 최소한 설명 가능한 곳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설명은
거짓된 평온일 뿐이다.


진짜 평온은
이 사실을 인정할 때 찾아온다.

잘못은 당신에게 있지 않았다는 사실.


당신은 단지
그 상황을 지나쳐야 했던 사람일 뿐이다.
아무 준비도, 장비도 없이
폭풍 속에 던져진 사람처럼.


그러니 스스로에게
가혹한 판결을 내리지 말자.

당신은 이미 충분히 고통을 겪었다.
거기에 ‘자책’이라는 짐까지 더할 이유는 없다.

고통은 당신을 약하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단지,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당신 자신조차 잊고 살던 그 사실을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보게 만들 뿐이다.


상처의 책임은
당신에게 있지 않다.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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