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용서
나는 올해 수없이
나에게 실망했고,
감정에 휘둘렸고,
때로는 좋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괜찮아, 너도 사람인데”라고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일을
너무 오래 미뤄왔다.
오늘은 그 미뤄둔 용서를
나에게 건네보려 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날,
감정이 흔들린 날,
말을 아끼지 못해 후회했던 날.
그날들의 나는
실수한 것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낸 것이었다.
지키지 않아도 될 것들을 지키고,
감당하지 않아도 될 것들까지 떠안고,
사람들에게 상처받으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 했던 나.
그 애씀은 잘못이 아니라
사랑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부족해.”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안 될 것 같아.”
이런 말들로 나를 해치는 동안에도
내 안의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잠시 흔들렸던 것뿐이다.
말해야 했는데 말하지 못했던 순간,
억울했는데 눈 감았던 순간,
외로웠는데 괜찮은 척했던 순간.
그건 약함이 아니라
상대를 사랑하고,
관계를 지키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잊고
스스로를 계속 벌주며 살아온 시간을
오늘은 내려놓으려 한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책망보다 사랑이 더 크고,
심판보다 회복이 더 깊다.
그분이 이미 용서하신 나를
내가 계속 붙들 이유는 없다.
스스로를 용서한다는 것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그리고 자유로운 마음에서
새로움이 시작된다.
오늘 나는
내가 미워했던 나를
천천히 놓아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