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을 먹고 다카마쓰에 오면 꼭 가야 한다는 리쓰린 공원에 갔다. 폭염경보 수준의,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 1시의 다카마쓰는 그야말로 숨쉬기도 버거울 정도로 더웠다. 양산은 필수. 하지만 하늘은 왜 이리도 파란지.
공원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청명해도 되나.
리쓰린 공원 18세기에 조성된 조경 정원으로, 다 둘러보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린다. 길마다 다양한 컨셉의 정원이 있어서 한적하니 걸으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연꽃 정원
하늘은 왜 이렇게 파란지
공원 초입에 있던 거대한 나무
산책길 따라 나무가 있어 그늘 아래에서 햇빛을 가릴 수 있었지만 습도가 높아 땀이 머리에서부터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더위를 피할 겸 공원 안에 있는 '키쿠게츠테이'라는 정자 카페에 들렀다. 곱게 기모노를 차려입은 점원이 다다미 정자로 안내했다.
넓은 다다미에 앉으면 말차와 만주 세트를 준다.
말차는 시원하게 아이스로
유쿠리 도조
그 당시 제일 듣고 싶은 말을 점원이 해 줬다. 선풍기 옆에 바짝 붙어 가능한 말차를 천천히 마시면서 땀을 식혔다. 다다미에 위에 앉으면 사방이 뚫려있어 그림 같은 정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문과 기둥이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용해 그 너머에 있는 자연이 그림처럼 보인다. 에도 시대 일본 귀족은매일 이런 풍경을 봤겠지. 절로 마음이 정화됐겠지.
웬만큼 쉬었다 생각하고 일어서는데 점원이 차 마시는 곳 말고 다른 방을 감상하라고 안내했다. 역시 사방이 다 뚫린 창문 너머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대략 이런 풍경
길어 걷다 보면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하는 곳이 있는데(2층 남짓 높이) 걸어올라 가면 입장권에도 나와있는 포토 스팟이 나온다.
넋을 잃게 만드는 그림같은 곳
유유자적하고 싶다면 뱃사공이 운전하는 나룻배 체험도 있다
이것을 보기 위해 다카마쓰에 다시 와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른 계절의 풍경도 어떨지 기대된다.
나오는 길에 기념품샵에 들러 올리브 사이다를 샀다. 다카마쓰 옆에 있는 섬 쇼도시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올리브 재배에 성공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올리브로 만든 사이다도 있고, 호텔 조식에는 올리브 밥도 나왔다. 올리브 사이다는 올리브 향이 나면서 달짝지근하니 맛있었다.(199엔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