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그 후,

by 보나쓰

내가 만나는 하루는 언제나 의문투성이다. 새 해가 시작되는 1일에 던져 놓은 '나'에 대한 질문과 각오 때문이다. '나를 만나고, 바로 세우고, 브랜드가 되자.' 희망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를 내 의지는 하루하루에 의문을 던진다. 오늘도 잘하고 있는지, 행복한지, 나를 만나고 있는지 하는 생각들이 과정에 있고 답을 요구한다.


지난주에 제주 아니, 제주 바다를 다녀왔다. 열흘 가까이 머물렀다. 나는 밀려오고 다시 쓸려 나가는 바다를 보면서 계속해서 마음을 버렸다. 주저하는 마음, 고민하는 마음, 용기 내지 못하는 마음, 머무는 마음을 매일 바다를 볼 때마다 조금씩 흘려보냈다.


헛된 마음을 집어삼킨 바다가 그것들을 삼키고 용기와 지혜를 내게 선물하길 기대하면서 바다를 응시했다. 쌩쌩 불어대는 바닷바람이 가느다란 내 몸을 흔들어 휘청이면서도 온몸에 힘을 주고 바위 끝에 서있었던 이유다.


어느 나이, 어느 시절보다 내가 나일 때 나는 가장 아름다웠고 빛났다. 그 눈부심은 햇살보다 빛났고 가을바람보다 시원했고 흰 눈 보다 하얬다. 하루하루 아름다웠던 나의 기억을 소환하며 나는 나로 거듭나고 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에게서 미묘한 차이를 느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나는 진정한 내가 되어 나의 글을 쓰고 싶다. 적어도, 나를 되찾아 가는 노력을 통해 좋은 글의 작가가 되기를 원한다. 내가 쓰는 글에 흑빛의 모슬포 바다가, 한적한 사계해변이, 에메랄드빛 협재 겨울바다가 담기기를 원한다. 내가 나 자신을 지켜낸다면 그 바다를 담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요즘 글을 쓰면서 가장 두려운 첫 번째는 '거짓될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포기할까' 하는 것이다. 새로운 나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일, 그것이 내겐 글을 쓰는 일이고 제대로 된 작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솔직해야 하며 지속되어야 한다. 어쩌면 나는 매일이 글과의 전쟁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하루는 의문투성이이지만 오늘도 희망을 같이 던진다. 지치지 말라고. 할 수 있으니 믿고 나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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