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위로받고, 선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별함을 주는, 평범한 문장들

by 보나쓰
"우리는 서로가 소외감을 덜 느끼도록 충분히 열려 있음으로써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P.181 '외로운 도시' 올리비아 랭

아티스트 워나로위츠에게 사진작가 낸 골딘이 그가 작품에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워나로위츠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덜 느끼게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우리는 서로가 소외감을 덜 느끼도록 충분히 열려 있음으로써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는 그가 덧붙인 말이다. 내가 욕망, 고통, 고독, 절망, 분노, 불결함 등 읽기에 힘이 드는 감정들이 많은 이 책, 『외로운 도시』를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되는 이유, 그리고 평소에 내가 전시를 찾아다니는 이유를 동시에 이해하게 되었다.


예술가가 자신의 수치와 나체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드러낼 때, 우리는 그의 어떤 감정과 마주하게 될까. 외면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랭처럼 감정이 치유되고 해소됨을 느낀다.『외로운 도시』에서 올리비아 랭이 워나로위츠의 예술에 대해 기록한 그대로 적는다.

내가 느끼던 고립감을 그토록 잘 치유해 준 것은 날것 그대로인 그의 표현과 취약함이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내 슬픔이나 고독감, 바닥의 이야기를 미화하지 않고 드러낼 용기가 늘 부족하다. 일부러 감추려던 건 아니지만, 혹여 나의 거친 단면을, 내 삶 저변에 깔려 있을지 모를 어두운 색조의 작은 행성을 타인에게 들키게 될까 두려웠던 것 같다.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소외와 고립의 순간을 겪는다. 가족, 동호회, 회사 등 어떤 집단에 속해 있어도 삶이 어딘지 허전하고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가난, 질병, 중독, 그리고 외부의 시선에서 소외돼 삶이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고 느끼기도 한다.


아마도,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열어놓는다면 그 고립감은 조금씩 옅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온전히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 곁에 있음을, 아주 작은 방식으로라도 느낄 수 있다면 말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자의 결핍이나 외로움을 담담히 드러낼 수 있는 순간이 쌓일 때, 소외의 두께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꼭 깊은 나눔이 아니어도, 조용한 시선이나 잠깐의 침묵에도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건네는 작은 움직임과 마음들이, 누군가의 단단한 소외감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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