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 탁 트인 공기와 호흡을 맞추었던, 인도 바닷가 근처 요가원에서의 순간을 종종 떠올립니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인도에서 국제 요가 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요가의 역사, 철학, 해부학 등 12개의 과목을 배웠는데, 하나같이 무척 신기하고, 깊었고, 즐거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과목 중의 하나는 바로 아유르베다였습니다.
아유르베다는 기원전부터 이어져오는 고대 의학인데, 인도의 한의학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이해하기 쉬울 듯합니다. 대학에는 아유르베다 학과가 있고, 사회에는 아유르베다 병원이 있고, 아유르베다 의사가 있습니다. 단순한 민간요법이라기보다는, 굉장히 과학적이고 복잡미묘한 인도 고대 의학의 갈래이지요.
몇 년간 일상 속에서 아유르베다를 꾸준히 실천해오면서,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때론 아유르베다 블렌딩티를 만들어마시곤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터메릭짜이를 한 잔 했습니다.
터메릭짜이, 그러니까 강황밀크티에는 사실 tea가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아몬드우유와 강황가루, 그리고 그 외의 재료들이 어우러져 나의 몸에 온기를 더해줍니다.
"실제로 요가가 포괄하고 있는 신체적인 운동과 호흡, 명상을
몇 년간 반복하면서 내가 느낀 가장 놀라운 변화는
감정의 기복이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점다.
특히 화, 우울, 번외, 고독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매일 반복되는 몸과 마음의 수련을 통해
몸이 건강하니 마음이 건강해지고,
마음이 건강해지니 몸도 건강해지는
선순환을 체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삶의 큰 자양분이 되어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차를 통해, 요가를 통해,
그렇게 나의 삶이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는 듯하다."
- <차와 일상> 중에서
하루 종일 요가 수업을 하기에 중간에 짜이(힌디로 tea라는 뜻)를 마시며 쉬는 타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짜이도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그 중에서 아유르베다 수업을 할 때 마셨던 터메릭짜이의 맛은 처음에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어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맛을 고스란히 재현해낼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요가로 몸을 풀고 홈메이드 터메릭짜이 한 잔을 마시는 아침, 땀을 한가득 쏟아내서 참 개운합니다. 땀으로 흘러나간 내 노폐물처럼, 내 마음의 노폐물도 빠져나가길 바라봅니다.
몸과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지시길 바랍니다. 삶 속에서 여유는, 찾는 자에게만 주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차 한 잔의 쉼이 참으로 좋습니다. 차를 마시는 시간이 쌓이니 그 시간이 곧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어주고, 나를 치유하는 시간이 되어주기 때문이지요. 오늘도 차 한 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