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순간, CEO들은 왜 커피 대신 차를 마시는가

속도가 아닌 방향을 고민하는 리더의 책상 위에는 찻잔이 있다

by 티마스터 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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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비즈니스의 현장, 오전 9시 사무실 풍경은 늘 비슷하다. 한 손에는 스마트폰, 다른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든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 우리에게 커피는 '음료'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연료'에 가깝다. 당장의 졸음을 쫓고, 뇌를 각성시켜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전투 식량인 셈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중대한 결정을 앞둔 일류 CEO나 글로벌 리더들의 책상 위를 보면 의외의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 대신, 은은한 향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차(Tea)'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왜, 1분 1초가 아쉬운 그 긴박한 순간에 느긋하게 차를 우리고 있는 것일까?


커피는 '속도'를 높이고, 차는 '시야'를 넓힌다

과학적인 성분을 기반으로 하여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커피와 차는 그 용도가 명확히 다르다. 커피의 카페인이 즉각적인 각성을 유도하여 '실행'의 속도를 높여준다면, 차는 복잡한 머릿속을 차분히 가라앉혀 '방향'을 설정하게 돕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결정'보다 '올바른 결정'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득 찬 '전투 모드'에서는 눈앞의 문제만 보이는 터널 시야에 갇히기 쉽다. 이때 내리는 결정은 당장은 빨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리스크가 될 확률이 높다.


반면, 차에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심신을 이완시키는 테아닌(Theanine) 성분이 들어 있다. 차 한 잔을 마시는 행위는 날 선 신경을 이완시켜, 좁아진 시야를 다시 넓히는 생물학적 스위치 역할을 해준다.


3분의 기다림, 리더를 위한 '전략적 멈춤'

차를 마시는 과정 그 자체가 하나의 '경영 수업'이기도 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나오는 커피 머신과 달리, 차는 물을 끓이고, 예열을 하고, 찻잎을 넣고,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짧게는 3분, 길게는 5분.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는 답답한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성공한 리더들은 이 시간을 '전략적 멈춤'이라고 부른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보고와 회의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뜨거운 물 속에서 찻잎이 풀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3분.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리더는 복잡한 현안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객관적인 눈으로 상황을 조망한다.


스티브 잡스가 명상과 차를 즐겼던 이유도, 구글이 직원들에게 '마음 챙김(Mindfulness)'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유도 결국 같다. 멈추지 않으면, 방향을 잃기 때문이다.


당신의 책상 위에는 무엇이 놓여 있는가?

오늘도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당신. 혹시 습관적으로 들이킨 카페인 때문에 심장이 필요 이상으로 빨리 뛰고 있지는 않은지, 그 조급함이 당신의 통찰력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조직의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커피를 마시면 된다. 하지만 조직이 나아가야 할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면, 오늘은 커피 대신 차를 우려 보기 바란다. 3분의 시간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직접 경험해보길 바란다. 찻잔의 온기가 손끝에 전해지는 순간,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경영은 속도전이 아니라, 결국 중심을 잡기 위한 인내와 고난의 전투이기 때문이다.



프로필 [이유진 작가] 기업 티앤웰니스디렉터 HD현대, 판교넥슨, 한국콜마, 충북대학교, 한양여자대학교, 롯데백화점 등 유수의 기업과 기관에서 '오피스 티테라피'와 '마인드셋 리더십' 강의를 진행합니다. 차(Tea)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조직의 건강한 소통과 리더의 멘탈 케어를 위한 강력한 경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전파합니다. 강의/협업 문의: bona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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