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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들과의 차 수업

다즐링 차를 좋아하던 그들

일본은 모든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앞서 있다고들 말한다. 커피와 와인이 그러했고, 심지어 다이소의 물건들도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차(tea) 또한 그렇다.


한국에서는 아직 대중들에게 다원 다즐링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다즐링이라는 차 이름조차도, 인도의 차 생산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실정이다. 아마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차 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면 잠재력일 수도 있겠다. 대중들에게 미지의 세계인 차의 세계인 만큼 말이다.


첸나이에 있는 동안, 일본 친구들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차'를 즐기는 나의 일상이 큰 역할을 해주었다. 왠만한 도자기 브랜드와 티 브랜드를 잘 알고 있는 일본 사람들은, 나의 그릇장과, 나의 차 보관함을 보고 다들 호들갑을 떨곤 했다. 특히, 매년 봄이 되면 구입하곤 했던 다원 다즐링 첫물차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차 모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서 매년, 다즐링 첫물차를 구입하면, 가벼운 테이스팅 모임을 가지곤 했었다. 다원차의 특별함과 귀함을 잘 아는 일본 친구들과 함께, 봄날의 그 향기와 피어오르는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찻잎이 귀한 만큼 재료비를 꼭 내고 싶다고 해서, 500루피(10000원 정도)를 받고 대여섯 가지 다원 다즐링을 시음했는데, 시음을 마치고 나면 정말 이걸로 되겠냐며 마음 같아서는 5000 루피도 내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다.


인도에 가기 전에도, 그리고 인도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차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다 보면, 다들 처음으로 접해보는 다원 다즐링 첫물차에 큰 감동을 받곤 한다. 아직 차 시장의 규모가 작다 보니, 바로 옆나라인 일본에서도 잘 알려져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렇게 좋은 다즐링 차들을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다는 게 늘 안타깝다.


비단 차뿐만이 아니다.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본 친구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의 전체적인 문화 수준 정도나, 매너가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하하고자 하는 발언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했을 때, 글로벌 매너라든지, 글로벌 문화 교육이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국가의 경쟁력이고, 우리 개개인의 경쟁력이 될 테니까 말이다.


언젠가 또 해외에서 다원 다즐링 수업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눈을 반짝이며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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