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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과 인도

인도의 광복절은?

8월 15일은 인도의 국경일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광복절을 기념하듯 휴일인 이날은, 인도의 독립기념일이다. 우리나라의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인도의 독립기념일은 이보다 2년 늦은 1947년 8월 15일이다. 날짜가 같다는 것이 무엇보다 신기하다. 우리나라와 인도, 국가의 독립과 자유를 찾아낸 이날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무척이나 기쁜 날이었다.


인도인들의 독립기념일 행사에 함께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날은 아침 일찍 딸과 함께 마리나 비치로 향했다. 남인도 전통 춤인 바라따나띠윰을 포함해서 많은 행사와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리나 비치 행사장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인도 국기는 물론이고, 인도 국기 모양으로 만들어진 뱃지와 스티커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즐비했다. 학교 전체에서 견학을 왔는지 교복을 차려 입고 예쁘게 양갈래로 머리를 따고 재스민을 달고 나온 여학생들도 보였다. 


그 인파에 뒤섞여 8살 우리 딸도 손에 인도 국기를 들고, 인도 국기가 그려진 종이 모자를 쓰고 열심히 두리번거리며 행렬에 참가했다. 거대한 미니 사모사를 이고 지나가는  상인을 멈추어 세워 10개에 20루피(4000원)를 주고 사모사도 사먹고, 길거리 랑골리 구경도 하고, 지나가는 여경찰들과 함께 사진도 찍으며 그들은 그들의, 우리는 우리의 광복절을 축하했다.


길에는 인도 국기를 자랑스럽게 걸고 다니는 오토 릭샤들이 가득했고, 인도 국기 색깔인 주황색, 흰색, 초록색의 사리를 입고 다니는 여인들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날에는 호텔이고, 상점이고,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인도 국기를 내걸고 그들의 애국심을 표출한다. '우리나라에도 지금쯤 태극기가 가득하겠지?'라고 묻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라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4년의 광복절을 인도에서 함께 축하하며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첫 번째 광복절에는 아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만들며 애국가도 불러보고, 조금은 특별한 광복절을 맞이했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달고 달려가는 택시와, 아파트에 휘날리는 태극기들을 보며 반가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국의 광복절에, 인도의 독립기념일을 추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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