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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관

얼마나 좋은지 상상불가!

한국에 돌아와 가장 그리운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영화관이다. 다들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인도의 영화관은 우리나라 영화관보다 훨씬 더 좋다. 우리나라 돈으로 2천원 꼴이면 3D 영화를 볼 수 있다. 3D가 아닌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2천원이라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 영화관에 뒤지지 않을 만큼 제법 럭셔리하고 깨끗한 편이다. 화면도 크고 넓다. 아이맥스도 있다. 팝콘과 콜라와 같은 스낵도 한국과 똑같이 판매한다.


그리고 4년간 인도 영화관에 길들여진 후,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어벤져스 영화를 볼 때였다. 인도인들은 잘 알려진 그대로, 영화 도중에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면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도 하고, 추임새와 같은 소리도 낸다. 어벤져스에서 히어로들이 등장할 때마다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며 신나게 소리를 질러댄다.


처음에는 조용히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이게 왠 난리? 하며 눈살을 찌푸리거나 황당한 표정을 짓곤 했는데, 어느 새 그 재미에 물들어 히어로들이 등장하면 함께 환호성을 질러대며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비단 나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인도에서 돌아온 친구들이 한국 영화관에 다녀와서 함께 넋두리를 했다. 인도의 영화관이 그립다며. 어벤져스를 보면서 히어로가 악당을 퇴치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했다면서. 아이언맨이 죽는 순간 박수를 치거나 경의를 표하는 소리를 내야만 할 것 같았다. 조용한 영화관이 너무나 낯설고 재미가 없어서 인도의 영화관이 눈물 나게 그리웠다.


영화가 시작한 후에도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고, 매너 없고 소란스럽고 자유분방한 인도의 영화관이 이렇게 생각날 줄이야. 인도에 다시 간다면, 영화관은 나의 필수 코스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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