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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식당

첸나이 인도 식당 추천리스트

한국에 돌아와서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진짜 인도 음식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구미에 맞는 인도 음식 말고, 진짜 인도 음식이 꽤 자주 생각난다. 첸나이에서 자주 가던 인도 식당들이 그립다. 쿠퍼 침니와 아디야르 바반과 같은 부담없이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저렴하고도 맛있는 인도 식당들도 있었지만, 인도 친구들을 만나거나 조금 특별한 인도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가던 식당들이 있다.


인도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던 봄베이 브라세리는, 망고 시즌에 가면 거대한 망고나무에 망고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인테리어도 제법 발랄하고 세련되었고 요리 가격도 꽤 있는 편이다. 망고 나무가 위치한 쪽은 한쪽 벽면이 전부 창이라 정원에서 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향신료의 향이 그득히 느껴지는 인도식 볶음밥인 비리야니는 머튼으로 추천한다. 냄새가 날까 봐 지레 겁을 먹기도 하지만, 비리야니는 베지 아니면 머튼이 갑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전통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이곳의 머튼 덤 비리야니는 정말 최고다. 탄두리 치킨보다는 치킨 무르그와 새우 바비큐 요리도 추천하는 곳이다. 아, 생각하니까 군침이 돈다.


조금 특별한 분위기의 식당을 원한다면 이샤 재단에서 운영하는 마하무드라 레스토랑에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샤 재단은 삿구루라는 무척 유명한 구루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재단인데, 인도 전역에 걸쳐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요기 라이프의 일면을 살짝 둘러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전형적인 인도 분위기의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과 함께 운영되는 이샤 라이프 숍에서 요가 라이프에 필요한 갖가지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곳의 탈리(Thali)는 기가 막히다. plate라는 뜻을 가진 탈리는 전형적인 인도 스타일의 식사로, 밥과 짜빠티를 포함한 갖가지 반찬과 후식이 한 접시 안에 구성되어 나오는 요리이다. 가격대별로 다양한 종류의 탈리를 선택할 수 있다. 아, 그리운 탈리.


내가 제일 좋아하던 식당은 함사였다. 우리집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함사는 전형적인 인도 옛 왕국의 다이닝 룸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듯한 분위기이다. 어두침침하면서 갖가지 화려한 실내 장식과 테이블 세팅,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은 그릇들을 구비한 고급 식당이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골라도 정말 맛있었지만, 내가 즐겨 주문하던 것은 이디야팜(국수)과 쿠르마, 옥수수 요리였다. 전통 인도 식사법대로, 달콤한 애피타이저로 굴랍자문이 먼저 등장한다. 품격 있는 그릇에 담겨서 말이다. 


이런 인도 음식점 하나만 우리나라에 생기면 소원이 없겠다. 진심이다. 진짜배기 인도의 맛을 제대로 맛본다면, 누구나 그 매력에 빠져들 게 분명한데! 우리나라에서 인도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사직동이다. 사직로 입구에 있는 '두 번째 인도'에서 아노키와 소마 같은 인도를 대표하는 패브릭 제품들을 마음껏 구경하고, 그 길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눈에 띄는 '사직동 그 가게'에서 커리와 짜이를 한 잔 마시는 코스를 추천한다. 인도가 그리울 때, 나의 향수병(?)을 달래줄 수 있는 우리나라의 베스트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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