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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 댄스 파티

인도 친구 덕분에 발리우드 댄스 파티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었다. 함께 초대 받은 친구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의상과 마음가짐을 준비한다. 발리우드 댄스 파티라니. 인도에서 춤을 배우고는 있지만 파티에 초대받은 건 다들 처음이라 설렘 반 긴장 반이다.


깜깜한 밤, 초대받은 주소지로 향했다. 거대한 저택 옆에 딸린 또 하나의 거대한 건물, 백화점의 이벤트 홀과 같이 넓은 거실과 주방만으로 갖추어진 파티장이었다. 화려한 사리와 옷차림을 한 인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장신에 늘씬하고 비현실적으로 큰 눈과 오똑한 코를 가진 미남, 미녀들로 가득한 방이 새삼 놀라웠다. 편견의 끝은 어디인가.


시작은 단디야였다. 단디야는 짧은 스틱을 들고 추는 라자스탄의 전통 댄스로, 혼자가 아닌 단체가 함께 스틱을 부딪히며 원을 그리며 돌아가면서 추는 춤이다. 함께 하는 춤인 만큼 호흡이 중요한데, 처음 만난 이들 틈에 섞여 호흡을 맞추며 추는 이 춤이 어찌나 신이 나던지. 한곡만으로도 벌써 땀이 뻘뻘 나는데, 음악은 계속해서 나온다. 인도 전 지역의 전통적인 댄스부터 각종 영화 주제가인 현대 발리우드 댄스곡까지 이어지는 그야말로 댄스 파티.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이 쉬임 없이 흘러나오고 몇 시간이 넘도록 자리에 한 번 앉아 쉬지도 않고 연달아 춤을 추는 그런 파티였다.


파티를 주관한 부부는 애정을 과시하며 함께 춤을 추었다. 그들의 어여쁜 딸도 바라따나띠얌 댄서라고 한다. 엄마와 딸, 아빠와 딸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춤을 추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보수적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인도 사회의 이면을 보는 기분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춤과 음악, 전통을 접하며 자라나는 이들은, 보수일 것으로만 생각되는 전통 속에서 자유 분방한 개성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배운 춤을 배운 대로밖에 출 수 없는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 우아함과 자연스러움을 지닌 그들을 보면서, 부러움과 씁쓸함을 함께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인도 음악이어서가 아니라, 한국 음악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특정한 나이와 장소가 아니면 자유롭게 발산할 수 없는 '끼'

라는 것의 한계가 있기에. 그럼에도 이국 땅에서 이국 문화와 어우러져 그 시간을 마음껏 즐긴 나는 충분히 만족하고 돌아왔다. 모든 스트레스가 해소된 듯한 이 기분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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