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몰디브!?
인도 여행이라면 생전 관심을 갖지 않던 신랑이 오래 전부터 얘기하던 곳이 있다. 인도의 몰디브라고 불린다는 곳, 인도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먼 그곳, 태국과 말레이시아 옆에 위치하고 있는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안다만의 니코바 제도이다.
첸나이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포트 블레어에서 배편을 타고 해블록 섬으로 들어가는 게 우리의 일정이었다. 포트 블레어에서 머물며 구경할 게 아니라면, 미리 선편을 확인하고 예약하는 게 좋다. 우리는 아이들이 있어 제법 괜찮은 페리를 예약했는데, 최종 목적지의 리조트에 부탁했더니 공항에서부터 픽업을 해주어 해블록 섬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비행기 좌석보다 오히려 더 편하고 푹신했던 페리의 좌석이라니!
두 시간이 흐른 후 도착한 해블록 섬은, 11월 디왈리 시즌이라 사람들이 꽤 붐볐다. 우리가 선택했던 리조트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이 넓고 잔잔한 은모래빛의 프라이빗 비치가 있어서 좋았다. 안다만에 머무는 내내 와이파이와 데이터가 전혀 터지지 않아 의도치 않게 전화와 SNS에서 완전히 벗어난 생활을 했는데, 덕분에 진정한 힐링을 누리고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람이 기어올라가서 따온 신선한 코코넛으로 목을 축이고, 오토바이를 빌려 온 가족이 해변을 신나게 달리기도 했고, 해블록 섬에서 유명한 7번, 8번 비치를 찾아 서로 다른 전경을 구경하기도 했다. 안다만의 모든 해변은 산호 덕분에 모래가 하얗디 하얗고, 바닷물은 맑고 깨끗한 에메랄드 빛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수영복만 입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의 즐거움은 말해 뭐 할까.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해 식사 때가 되면 그저 행복했다. 코코넛 안에 담겨 나오는 쉬림프 커리도 얼마나 맛있던지! 인도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안다만의 '킹 코코넛'은 꿀처럼 단맛이 가득한 처음 맛보는 코코넛이었다.
리조트로 돌아오면 책을 한 권 들고 바닷가의 스윙 체어에 앉아 파도소리와 바람에 나뭇잎 흩날리는 소리를 들으며 시시각각 변해가는 바다와 하늘을 감상했다.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경계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자연의 색깔은 곧 아름다운 노을색으로 변한다. 썰물이 되면 아이들은 양동이와 모래삽을 들고 달려와 소라게와 조개를 주우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들이 제법 있는 해변 양쪽으로는 무성한 숲이 펼쳐져 있다. 바닷가에 악어가 출몰하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제법 여러 번 보았는데, 그 만큼 안다만은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원시적인 곳이다. 인도의 몰디브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몰디브를 상상하고 온다면 가히 충격적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은 '정글의 법칙'이 생각난다며 무척이나 좋아했던 곳이니까.
안다만에서의 일주일이 그 어떤 여행보다 길게 느껴졌던 건, '노 디바이스'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았고, 잔잔하고 평화롭기만 했던 안다만에서의 시간은, 개인적으로 진정한 무릉도원과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