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푸르는 라자스탄의 다른 '푸르'도시들에 비하면 상당히 평범한 축에 속하는 도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세 번이나 찾았던 것은 잔잔하지만 깊은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다이푸르는 인도에서 우연히 알게 된 동생이 하는 한국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있다면 바로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일 듯.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삶이 아니었다면, 나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를 그런 동경의 삶을 살고 있는 '라씨'를 만나러 갔던 우다이푸르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라씨는 이미 우다이푸르에서 유명 인사인 한국인이었던 지라, 우다이푸르 구석구석을 함께 돌아다닐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Hello, my friend. Hello, Lassi!' 호숫가에 위치한 리틀프린스에서 후무스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짜이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우리의 일과는 시작했다. 세밀화를 구경하러 갔던 강아지 '라니'가 살고 있는 집은, 닥스훈트 라니를 너무나 예뻐하던 아이들 덕분에 참새방앗간 들르듯 들렀던 곳이다.
우다이푸르 세밀화로 가득 채워져 있던 시티팰리스는 산책하기 좋았고, 라씨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세밀화 체험을 통해, 호랑이와 공작새, 코끼리와 같은 멋진 민화를 한 점씩 완성하는 즐거움도 만끽했다. 호수가 손에 닿을 듯한 곳에서 킹피셔를 한 잔 하며 느긋한 오후를 함께 보내며, 우리가 인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도 기억한다. 옆에서 쫑알쫑알 수다를 떨며 장난을 치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다이푸르에 이렇게 어린 한국 아이가 온 건 처음이라며 라씨가 웃었다.
아니나다를까, 우리 아이들은 우다이푸르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메헨디를 그리러 갔던 집에서 두 아이가 입을 모아 인도 국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불렀던 게 시작이었다. 외국인 꼬마들이 인도 국가를 외워서 부르다니!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우리 아이들은 그 때부터 '인도 국가를 부르던 꼬마들'로 불리게 되었다. 우리가 우다이푸르를 떠난 후 지금까지도, 우다이푸르 동네 사람들은 라씨에게 묻는다고 한다. 인도 국가를 부르던 꼬마들은 잘 지내냐며.
우다이푸르가 가장 아름다운 건 밤이다. 푸자를 시작하는 사원의 노랫가락과 함께 종소리가 울린다. 드림헤븐 루프탑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숫가 야경을 바라보며 한 잔에 1500원짜리 시나몬 짜이를 마신다. 아이들은 밤하늘에 별이 보인다며 별자리 찾기에 한참이고 나는 시원한 바람과 향 내음, 사진으로 담기엔 감히 너무 아름다운 전경을 만끽하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그 밤을 보낸다.
라씨 덕분에, 우다이푸르는 나에게 있어 첸나이 다음으로 손꼽히는 인도의 도시가 되었다. 언젠가 그곳을 다시 한 번 찾아갈 날을 기약하며. 우리집 아이들도, 우다이푸르에는 절대 엄마 혼자 가면 안 된다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그리 먼 미래가 아닌 언젠가, 그곳에 가게 될 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