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여행 - 자이푸르

홀리 축제

by 티마스터 바유

봄의 축제, 사랑의 축제, 색의 축제라고 불리는 홀리(Holi Festival)는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 열리는 축제로, 사실 남인도에서는 북인도만큼 크게 축하하지 않는 축제이기도 하다.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열리는 홀리 축제는, 다양한 전설이 내려오지만, 결과적으로 선이 악에 이겼음을 축하하는 축제이다. 그리고 이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홀리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과거의 모든 잘못과 용서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홀리 시즌이 되면 첸나이 거리 곳곳에서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색색의 파우더를 뿌리며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혹은 동네 사람들과 한 집에 모여 색색의 파우더와 물을 뿌리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제대로 홀리를 즐긴 곳은 다름아닌 북인도, 라자스탄 지역의 자이푸르 여행 중에서였다.


11명의 아이들과 6명의 엄마들이 라자스탄 여행을 함께 했다. 첫 번째 목적지였던 핑크 시티 자이푸르에서의 첫날이 마침 홀리 축제였던 것! 운 좋게 드넓은 정원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던 우리들은 신나는 음악과 끊이지 않는 색색의 파우더와 함께 홀리 축제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일행들 중 몇몇 아이들은 옷과 몸이 색색의 파우더로 물드는 것이 영 꺼림칙했는지 뒤로 물러서서 구경만 했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까르르 웃어대며 풍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결국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즐기는 홀리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게스트하우스 곳곳을 휘젓고 다니며, 마치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파우더를 뿌려댈 요량으로 장난스런 웃음을 가득 머금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딸아이에 비해 다소 소심하게, 조용히, 천천히 홀리에 참여했던, 당시에 7살이었던 아들이 색색의 파우더를 양손에 잔뜩 움켜쥐고는 앉아 있던 외국인 노부부에게 주춤주춤 다가가서 슬쩍 흩뿌리며 배시시 웃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잠시나마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었던 순간. 남녀노소, 부자, 가난한 자, 많이 가진 자, 갖지 못한 자, 그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구속을 벗어던지고 평등하게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었던 날, 색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고 나의 본모습이 중요하지 않았던 그 날의 짜릿한 자유는,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 같다. 가끔 이날의 자유로움이 생각나 엉덩이가 들썩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이날 함께 했던 사진을 돌려보며 그 순간을 추억한다. 어느 한 순간 소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나의 인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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