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골프 여행
첸나이에서 거주하는 동안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도전해보는 것 중의 하나가 골프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골프에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인도에서는 한국과 달리 저렴한 가격에 경험해볼 수 있는데다가, 신랑은 비즈니스 상 골프를 꼭 해야 하는 처지였기에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데에 의의를 두고 배운 적이 있었다. (추후에는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테니스를 선택해서 배웠지만 말이다.)
그 당시에 신랑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 곳이 바로 코다이카날이다. 첸나이에서 차로 7~8시간을 달리면 갈 수 있는 코다이카날은, 명문 기숙사 학교가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고지대인 산악 지역이다 보니, 자연 환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그런 이유로 이곳에 자리잡고 있는 골프장은 성수기에는 연일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우리가 갔던 1월은 비수기여서 예약 없이 진행이 가능했고, 그 넓은 필드를 신랑과 나 둘이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손님이 없어 경기 내내 카트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도록 허락해 주었다. 덕분에 드넓은 골프 필드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던 꼬마 손님들은 그저 신이 났다. 필드라는 곳에 고작 두 번째 서 보는 거였지만, 가족들과 함께 마음껏 그곳을 누빌 수 있었던 것과 첸나이와는 달리 너무나 시원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산악 지형인 덕분에, 평지인 첸나이와 달리 굴곡 있고 흥미로운 필드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던데, 과연 그러했다.
아이들은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달려가는 카트 안에서 신이 났다. 아빠와 엄마가 차례로 공을 날리면, 날아가는 공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그러다 지치면 멍하니 저 멀리 산을 바라보기도 했다. 익숙한 관중이 있으니 더 신나게 공이 쳐지는 건 또 무슨 이유일까.
나의 신랑은 의외로(?) 젠틀하고 부드러운 구석이 있는 남자이다. 살다보니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번 골프 여행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완전 초보인 나와 함께 치는 일이 그저 재미있지만은 않을 게 분명한데, 단 한 번도 성질을 내거나 비웃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박수를 쳐 주었다. 그래서 코다이카날을 두 번째로 찾았던 골프 여행은, 새삼스럽게 감동스러웠던 신랑의 모습에 무척 기억에 남는 여행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이유와 신념으로, 내 인생에서 다시는 골프 필드에 설 일은 없을 듯하지만, 신랑과 함께 웃고 떠들며 코다이카날의 파아란 하늘과 초록색 필드를 마음껏 즐겼던 그 순간은, 잊지 못할 인도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