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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오라 Jan 07. 2021

단순하게 가는 것이 단순한 삶이다

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6년도였던 것 같다.  한창 열풍이 불기 시작해서 미디어 매체나 도서를 통해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와 모를 수가 없는 시대적인 배경이라고 해야 할까

그때만 해도 나는 나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를 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생기면서 실제로 버리기를 시작한 건 2018년도 막내가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아이랑 집에 있으니 집을 정리할 엄두가  어린이집에 가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리고 마침내 어린이집 적응기간이 끝나고 종일까지 있을 수 있게 되자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집안 살림들을 뒤집어가며 버리기에 열을 올렸다. 

아마도 그동안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내공을 쌓았던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많은 옷들도 망설임 없이 정리를 했으니 말이다. 


옷걸이를 밀쳐내며 옷을 고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뻤던지. 

아직도 그때의 그 좋은 기억이 생생해서 그 뒤로 내 옷은 예전만큼 구매하고 있지 않다

그전에는 꽉 들어찬 옷들로 인해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들 사이에 틈조차 없어 꺼낼 때도 넣을 때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동안 집 정리하며 버리기에 에너지를 쏟다가 자기 계발에 좋은 강의들이 많이 개설돼서 강의를 들으러 다녔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니 시간이 부족하여 비우기는 점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다


그러다 미니멀 라이프 속도가 안나는 집안이 어느 날부터인가 답답해지기 시작했었다.

시간이 지나니 의지가 약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다 알게 된 미니멀 라이프 모임인 당인정.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지금은 정리 전문가 이지영 님의 책 이름으로 유명해졌지만 그때 당시에는 참 생소했던 문장이다

함께하니 비우기에 대한 의지가 불타올랐었고 함께하는 과정 중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채널이었는데 같이하게 되니 초반엔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유튜브와 함께 블로그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계속 가지를 뻗듯이 새로운 일들을 도전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엄청난 변수가 발생하게 됐다.


바로 코.로. 나


새로운 일들을 해내느라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한데 코로나 위기로 아이들이 학교나 원에 가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속도가 났었던 비우기에도 제동이 걸려왔다. 





큰 것들을 정리하고 비우지 못해도 작은 것들. 잡동사니라도 사브작 거리며 정리하고 버릴 수 있었을 텐데 여러 가지 상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니 점점 지치기도 했었고 예전처럼 미니멀 라이프가 점점 우선순위에서 밀려간다는 느낌도 들었다.  

아무래도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일이라 몸이 힘들었던 나는 힘들다는 핑계로 미루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1차적으로 목표했던 1년이 지나고 연말이 다가오자 나의 우선순위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집안일을 간소화시키고 심플한 삶을 살아야 내가 진짜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집안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보면서도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울 수밖에...

단순하게 살고 싶었는데 본질이 없어지는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새해 목표를 세울 때 1일 1 정리 & 비움 100일 도전을 적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1개씩 100일 동안 버리게 되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물론 주말, 쉬는 날도 없이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요이땅~하며 100일. 이렇게 틀에 맞춰서 하면 금방 지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도 아이들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 코로나가 잠잠해질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쉴 새 없이 달리는 100일 말고 꾸준하게 가는 100일을 선택했다.


연속으로 가다 하루를 버리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무조건 100일을 채우자. 


한두 번 실패해 자괴감에 빠져 자책하고 그러다 보면 포기할게 뻔하니 말이다. 





결국 단순하게 가는 것이 단순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단순무식. 누가 머래도 내 갈길을 가자!!!


방향성만 잃지 않으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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