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버리기를 통한 초심의 마음
미니멀 라이프로 살겠다며 물건을 버리기 시작한 지 1년이 훨씬 넘었으며
유튜브에서 미니멀 라이프 채널을 운영한지는 1년이 되었다.
아니. 생각만큼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왜일까....
일단 제일 먼저는 지금도 현재 진형 중이긴 하지만 코로나 팬더믹이라는 상황.
하지만 코로나는 전 세계적인 위기였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초심을 잃고 흔들렸던 나의 마음 때문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어떤 이에게 미니멀 라이프는 깔끔한 공간일 수 있고, 어떤 이이겐 검소하고 절약하는 삶이 될 수 있으며,
어떤 이에겐 단정하게 삶의 루틴을 잡아주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이에겐 언제나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어떤 이에겐 지구를 살리고 나를 살리는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는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에 천 개의 자아가 있다면 천 개의 미니멀 라이프가 생깁니다. 비교하지 않고 천천히 비워나가다 보면 자신만의 미니멀 라이프를 찾게 될 것입니다.
비움 효과 -최현아-
유튜브의 많은 미니멀 채널들이 나와는 좀 다른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업로드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사실 자기 계발 영상 이외엔 유튜브 시청을 별로 하지 않았던 사람인지라 어떤 주제의 영상들이 있고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처음엔 잘 알지 못했다.
그냥 내가 현재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으니 그 과정들을 담아서 소통하며 좋겠다는 마음.
그 마음 하나로 미니멀 라이프 주제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훗날 기록 차원에서도 글보단 영상이 더 힘이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다 다른 미니멀 채널들의 모습들도 궁금해서 하나 둘 보기 시작했었는데 나에겐 너무나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리 집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청해 주시는 분들도 그런 것들을 느꼈었는지 가끔씩 부정적인 댓글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미니멀 라이프야. 우리 집보다 더 지저분한데?
멀 버렸다는 거지? 더 버려야지~
버렸다는데도 물건이 많네요
내가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감성 있는 영상미
예쁜 그릇들과 소품들
리넨 앞치마
비싼 식재료들로 할 수 있는 음식들
최신 가전제품들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들
그러면서 비교가 시작된 것 같다.
비교가 되니 힘이 들고 재미가 없었다.
비우는 일이 신나지 않았었다.
처음 물건 버리기를 시작할 때는 아까운 마음보단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었고
여유로운 공간들을 보며 흐뭇하기도 하고 나도 내 삶을 통제하며 산 다는 것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런 것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안 보이는 나 같은 분들의 영상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소신이 있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왕 힘들게 영상을 찍고 올리는 과정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한테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 욕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좀 더 공부를 하던 중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말에 그럼 나도 따라서 해볼까? 싶어 나름대로 노력 아닌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의 마음은 불편해져 왔다.
누군가가 그랬다.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고. 그냥 심플하게 살고 싶은 마음인 거라고.
물건들이 제자리에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깔끔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혼란스러웠다. 미니멀 라이프고 심플이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거기에 더해 아이들이랑 집에서 하루 종일 부대끼며 있으니 더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이들이랑 집에만 있다는 사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정리할 시간이 없다는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과연 정리하고 비워낼 시간이 없었을까?
그렇게 비우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2020년 연말을 맞이하게 됐다.
그리고 2021년의 계획들을 세우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그때 깨닫게 되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데 나는 여태 무엇을 한 거지?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2021년의 계획들을 세우면서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보자 다짐을 하게 됐다.
느리더라도 나만의 속도로 내가 만족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하자
미니멀 라이프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일 뿐이다
쫄지 말자!
그게 내 스타일인 거다
그리고 그동안 벼르고만 있던 소파를 버렸다.
거실에 손을 대니 작은 방 책상이 거슬려 아이들과 책상 정리를 시작했다.
나는 절대 아이들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정리정돈도 해주지 않는다
본인들의 공간과 물건들은 아이들 각자에게 맡기는 편인데 그냥 정리하라고만 하면 하지도 않고 힘들어하기에 옆에서 도와주기만 할 뿐이다. 특히나 책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에 엄마일지라도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다는 게 내 원칙이다
어수선했던 책상의 모습이었는데 정리를 하고 나니 깔끔해진 모습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아이들이 책상 정리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정리 다 한 거냐며 물어보기만 할 뿐 판단하지 않는다
내가 정리하고 나서의 홀가분한 마음을 느꼈듯이 아이들도 그런 마음을 느껴보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제가 지향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 확실한 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내가 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의 모습은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싶어서, 내가 간절했기에 시작한 일이다.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나의 소신대로 살면 그만이다. 내 인 생니깐 말이다.
더 이상 남이 생각하고 정의 내린 틀에 나를 맞추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