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가 된 후, 김지영 씨는 '살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라고 난이도를 후려 깎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받들면서 좀처럼 비용으로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값이 매겨지는 순간, 누군가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겠지.
82년생 김지영
김지영 씨는 10년 만에 다시 진로를 고민했다.
10년 전에는 적성과 흥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했다.
최우선 조건은 지원이를 최대한 자신이 돌볼 수 있을 것.
도우미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어린이집에만 보내고도 일할 수 있을 것.
82년생 김지영
김지영은 회복될 수 있을까? 마지막 장은 불안한 여운을 남긴다. 중략
이런 세상에서 김지영의 회복을 바라야 할까?
김지영의 회복은 곧 김지영을 위해 대신 말해 주는 방식의 여성 연대의 중단을 의미한다.
지금의 김지영이 더 행복하고 더 자유로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지영의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이 대신 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지영은 어떻게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
82년생 김지영
1판 1쇄 펴냄 2016년 1월 14일
1판 82쇄 펴냄 2019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