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와인 선물, 실패하지 않는 5가지 기준
실패하지 않는 와인 선물
백화점 와인 매장 앞에 선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와인을 사기로 했다. 하지만 수백 개의 병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가격표를 본다. 3만 원부터 30만 원까지.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호주.
직원에게 묻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용인데요..." 직원이 추천한다. "이 샴페인은 어떠세요? 축하 분위기에 딱이죠."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확신이 없다. 받는 사람이 좋아할까. 너무 비싼 건 아닐까. 너무 싼 건 아닐까.
와인 전문가들은 말한다. 와인을 선물로 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선택 중 하나라고. 특히 와인 마니아에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와인을 선물하고 싶다. 크리스마스에는 특히 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을까. 5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첫 번째, 상대방이 와인을 얼마나 아는지 파악하라
첫 번째 질문이다. 받는 사람이 와인 초보인가, 애호가인가.
와인 초보라면 복잡하지 않고 친근한 와인을 선택한다. 과일 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쉬운 스타일이 좋다. 스파클링 와인은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프로세코나 카바, 가볍고 과일향 나는 레드 와인이 무난하다.
와인 애호가라면 신중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 잘못 고르면 실망시킬 수 있다. 해결책은 고급 와인 매장 상품권을 고려하는 것이다. 또는 그들이 좋아하는 특정 생산자의 와인을 정확히 안다면 선택한다. 와인 전문가들은 열성적인 애호가일수록 직접 선택하길 원한다고 조언한다.
중간 단계가 있다. 받는 사람이 와인을 즐기지만 전문가는 아닌 경우다. 이때가 선물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두 번째, 가격대별로 전략을 달리하라
와인 선물의 가격대는 크게 세 구간으로 나뉜다.
5만 원 이하 구간은 단일 병으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달콤한 와인이나 저가 와인과 과자 세트 정도인데, 솔직히 말하면 약간 아쉬운 구간이다. 차라리 와인 오프너나 와인 글라스 같은 액세서리를 고려하는 편이 낫다.
5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가 가장 이상적인 선물 구간이다. 괜찮은 단일 병을 선택할 수 있고, 품질 좋은 와인 샘플러 3병 세트도 가능하다. 와인과 글라스를 함께 구성할 수도 있다. 3개월 와인 클럽 선물도 이 구간에서 고려할 만하다.
15만 원 이상은 프리미엄 구간이다. 빈티지 샴페인이나 나파 밸리 고급 레드를 선택할 수 있다. 1년 와인 클럽 구독권이나 와인과 미식 음식을 담은 선물 바구니도 이 범위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선택의 사려 깊음이다. 5만 원짜리 와인이라도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다면 완벽하다. 30만 원짜리 와인이라도 취향에 안 맞으면 의미 없다.
세 번째, 어떤 자리에 줄 선물인지 고민하라
크리스마스 와인 선물은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크리스마스 디너 초대받았을 때는 호스트에게 주는 선물로 당일 마실 와인을 고른다. 식사 페어링을 고려해야 한다. 로스트비프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바베라가 좋다. 햄 요리에는 밝고 과일향 나는 레드, 예를 들어 쉬라즈나 보졸레가 잘 맞는다.
크리스마스 파티용으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와인이 필요하다. 스파클링 와인이 정답이다. 샴페인은 럭셔리하지만 최소 5만 원 이상이다. 카바는 샴페인과 비슷한 품질에 3만 원대로 저렴하다. 프로세코는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해서 파티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개인 선물용이라면 받는 사람이 나중에 특별한 순간에 마실 수 있도록 보관 가능한 와인을 선택한다. 고급스러운 병과 패키징이 중요하다. 생년이나 기념일 연도가 적힌 빈티지 와인도 좋은 선택이다.
직장 동료나 거래처 선물은 너무 비싸지 않게 해서 부담스럽지 않도록 한다. 5만 원에서 10만 원 구간이 적당하다. 유명 생산 지역의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 선물 박스 포장은 필수다.
네 번째, 레드냐 화이트냐가 아니라 스타일로 생각하라
"레드를 좋아해요?" "화이트를 좋아해요?"라는 질문은 너무 단순하다. 더 나은 접근법은 스타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실패 확률이 가장 낮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이고 축하 분위기에 완벽하며, 18세기부터 왕족과 귀족 사이에서 축하 음료로 자리 잡아 왔다. 샴페인은 고급스럽고 복잡한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가격대가 있다. 프로세코는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해서 캐주얼한 모임에 어울리고 2만 원에서 3만 원대다. 카바는 샴페인과 비슷한 품질에 미네랄 느낌이 있으면서 3만 원에서 4만 원대로 저렴하다.
가벼운 레드 와인은 너무 무겁지 않아서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크리스마스의 크림이나 치즈 요리와 잘 맞는다. 크뤼 보졸레의 가메나 피노 누아를 추천한다.
풀바디 레드 와인은 겨울의 로스트 요리와 완벽하다. 따뜻한 벽난로 옆 분위기를 연출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진판델, 아마로네가 좋은 선택이다.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 스타터와 잘 맞는다. 크리스마스에는 레드보다 덜 인기지만 화이트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샤르도네나 리슬링을 추천한다.
스위트 와인은 디저트와 완벽한 페어링을 이룬다. 크리스마스 푸딩이나 민스파이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포트 와인이 크리스마스의 클래식이다.
중요한 팁이 있다. 받는 사람이 단맛을 좋아하는지 드라이를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다. 스파클링 와인을 예로 들면 드라이를 좋아하면 브뤼나 브뤼 나튀르를, 단맛을 좋아하면 두나 모스카토 다스티를 선택한다.
다섯 번째, 포장이 와인을 완성한다
와인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이다.
최소한 선물 포장 박스나 와인 가방을 사용해야 한다. 종이 쇼핑백은 피한다. 최소한 와인 전용 선물 가방을 쓰는데 천 원에서 이천 원 정도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와인 선물 박스를 사용한다.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인데 우아하고 재사용 가능해서 고급스러운 첫인상을 준다.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은 와인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다. 와인과 글라스 세트, 와인과 치즈나 초콜릿, 와인과 오프너를 함께 구성한다. 와인 선물 바구니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3만 원짜리 와인을 10만 원짜리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프레젠테이션이다. 반대로 10만 원짜리 와인도 종이 가방에 담으면 3만 원처럼 보인다.
절대 피해야 할 선물들
와인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것들이 있다.
와인 클럽 구독권은 본인 의사 없이는 선물하면 안 된다. 매달 원하지 않는 와인이 오기 때문이다. 받는 사람이 직접 고르는 것이 아니다. 대신 와인샵 상품권이 훨씬 안전하다.
와인 에어레이터는 효과가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 에어레이터는 와인에 산소를 주입해 타닌을 부드럽게 하고 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일부 소믈리에들은 전통적인 디캔팅을 더 선호하며, 특히 오래된 와인의 경우 에어레이터가 너무 공격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에어레이터보다는 와인 글라스나 오프너 같은 실용적인 액세서리가 더 나은 선택이다.
화려한 크리스털 디캔터도 피한다. 비싸고 부피가 크고 청소가 어렵다. 인체공학적으로 불편한 경우가 많다. 차라리 심플한 유리 디캔터가 낫다.
자신의 취향만 고려한 와인도 문제다. 내가 좋아한다고 상대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받는 사람의 취향을 모른다면 안전한 선택을 한다.
보관 기간이 지난 와인도 조심한다. 모든 와인이 숙성에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시판 와인은 장기 숙성용이 아니다. 화이트 와인은 일반적으로 1-2년, 레드 와인은 2-3년 이내다. 일부 고급 와인만이 장기 숙성에 적합하다.
확신이 없다면 이것을 선택하라
만약 정말 확신이 없다면 두 가지 안전책이 있다.
고급 와인샵 상품권은 받는 사람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한다. 실패 확률이 제로다. 와인 애호가 중 누구도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샵 상품권을 싫어하지 않는다.
와인 경험을 선물하는 방법도 있다. 와인 테이스팅 클래스, 와이너리 투어, 소믈리에 가이드가 포함된 와인 디너, 나파 밸리나 토스카나 같은 와인 지역 여행을 선물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병을 주는 것을 넘어선다. 기억을 만들고 경험을 선물한다.
선물의 본질은 배려다
크리스마스 와인 선물은 과학이 아니라 배려다.
완벽한 와인을 고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받는 사람을 생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렴한 와인이라도 사려 깊게 선택하고 아름답게 포장하면 특별해진다. 비싼 와인이라도 무심하게 건네면 감동이 없다.
와인 선물의 핵심은 받는 사람의 취향을 파악하고, 예산을 현실적으로 정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스타일로 접근하고, 프레젠테이션에 신경 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신이 없다면 스파클링 와인이나 와인샵 상품권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참고 서적 � 조동천 저 《와인, 이야기로 피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