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금 가는 마음으로 실험을 한다는 것
나는 유리멘탈이다.
작은 말 한마디,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한참 동안 마음이 깨져 있다.
그런 내가 매일 정밀함을 다루는 분석실에 있다는 건 어쩌면 꽤 아이러니한 일이다.
가장 무서운 말은 이거다.
“이거 결과 이상한데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닐 수 있는데
그 말이 들리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는다.
내가 뭘 잘못했나?
놓친 건 없었을까?
보고서를 넘긴 뒤에도
내 마음은 실험대 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성은 괜찮다고 말했지만
감정은 자꾸 혼자 남았다.
유리처럼 얇은 마음은
쉽게 금이 간다.
그렇게 마음이 휘청인 날엔
실험 노트를 더 자세히 쓴다.
혹시 몰라서 파라미터를 두 번씩 체크하고,
기기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같은 검량선을 한 번 더 그려본다.
사실은 불안해서 그러는 건데
그게 쌓이고 나면
오히려 누구보다 정밀한 분석자가 되어 있다.
멘탈이 약하니까, 더 꼼꼼해지는 역설.
그게 내 방식이다.
쉽게 금 가는 마음이지만
그 마음으로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 분석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