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속에서 흔들린 것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HPLC를 워밍업했다.
샘플은 준비되어 있었고, 분석 스케줄은 빡빡했지만 계획대로였다.
그런데 첫 번째 시료 주입 후 baseline이 끊겼다.
처음엔 일시적 신호 흔들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해도 같은 문제였다.
펌프 세정, 컬럼 교체, 튜빙 점검까지 다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서비스 엔지니어를 불렀고,
문제는 Detector 센서 고장이었다.
평소 신경 쓰지 않던 부품 하나가 분석 전체를 멈췄다.
교체 부품이 도착하는 데 3일이 걸렸다.
그 사이 시료는 대기했고, 프로젝트 일정은 밀렸고,
회의 때마다 ‘분석 결과 언제 나오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하루하루가 불안했다.
데이터보다 내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수리 후 다시 기기를 켜고, 시료를 주입했을 때,
아무 일 없던 듯 baseline은 곧고 피크는 올라왔다.
기기 하나가 멈추면 일정도 흔들리지만,
결국 다시 분석대를 지키는 것,
그게 연구자의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