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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Dec 13. 2022

"웃으게 해주세요."

(탱글이 주문제작 작업) 모서리 보호 곰돌이의 변신!


5세 탱글이는 요새 늘 로보트를 한 손에 들고 다닌다.


우리집 방문 모서리엔 무심해 보이는 표정의

곰돌이 인형이 걸려있다.

모서리 보호 인형인데, 얼굴뿐인 인형이 웃지 않는 표정인데다 어딘지 모르게 망설이는 표정인데,

가끔 보고 있으면 아리송 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며칠 전, 탱글이가 느닷없이 방문에 걸려있는 모서리 보호 인형을 들고선 어멈에게 다가왔다.


인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엄마! 이 곰도이(곰돌이) 얼굴 웃으게 해주세요.

곰도이 슬퍼 보여요.“라며.


곰돌이 얼굴이 웃고 있지 않아서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인지, 무섭다고도 했다. 불쌍한 인형. 자긴 그 모습이 편할 수도 있는데. 의도치 않게 표정을 바꾸게 생겼으니.

탱글이의 잠자리는 방문 쪽인데,

가끔 졸리다고 먼저

방에 들어가 누워있곤 한다. 그러면 탱글이 혼자 문 닫고 있기엔 무서우니 모서리 보호대 인형을 방문에 끼워두고 방에 눕는데, 하필 어스름한 어둠 속에서 탱글이와 인형은 서로를 마주 보게 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가족은 굳이 생각하지 않았던 인형에 대해서 탱글이는 좀 더 면밀히 봤던 것 같은데.

개성 있는 인형의 얼굴이지만, 탱글이의 주문을 수락해서 곰인형의 얼굴을 수정해 보기로!

(미안…곰인형아. 허락 없이 널 성형수술 시켰구나..ㅠㅠ)


점점 올라가는 입꼬리.


짜잔!!! 드디어 완성!!

생각보다 복슬복슬한 인형이라 바늘이 너무 쉽게 들어갔다 나오는 바람에 바늘 땀의 거리를 잡기가 어려웠고, 실도 모양을 잡으면 가시 보송한 털이 함께 뭉쳐 여러 번 바늘을 움직였어야 했던 점.

그래도 원래의 느낌을 많이 변형하지 않으면서 웃는 곰돌이로 변신, 성공!!



웃으니까 훨씬 보기 좋은 것도 같다.

무뚝뚝해 보이고 망설이는 듯한 눈빛과 입모양도 귀여웠지만 말이다.


막상 만들어주고 났을 때, 탱글이는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그래도 이제는 곰돌이가 안 슬프다고 기분 좋아졌다고 잠깐이나마 관심을 가졌다.

(고로, 꼭 하지는 않았어도 될 작업이었나 보다.)




곰아! 허락받지 않구 마음대로 표정 바꿔서 미안!^^그래도 덕분에 이제 탱글이가 잘 잘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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