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나무를 바라보던 어느 날의 이야기.
언제부턴가 틈이 날 때마다 나무들을 본다.
길을 가다가도, 창문으로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나무들이 옹기종이 모여있는 산을 바라보면
그렇게 마음이 좋다.
언젠가는 꼭 멋지게 저 친구들을 그려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무들이 모여있는 곳을
늘 바라보는데 막상 그리려면 쉽지 않다.
며칠 전 봉봉이 학교에서 학부모 폴리스
봉사를 하는 날이었는데,
깨진 달걀이 있다면 길 위에서도
바로 익어버릴 듯한 무더운 날이었다.
땀을 비 오듯 쏟으며 걷던 중
봉봉이 학교를 둘러싼 작은 산등성이가
눈에 띄어 보니 나무들이 옹기종기
열심히도 모여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나는 혼자 걸어도 이렇게 더운데,
저 나무들은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덥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고,
그걸 그림으로 그려보게 됐다.
더울지 안 더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나무들의 마음이 궁금해지는 시간.
어쩌면 서로서로 나뭇잎사이 빈틈이 있어서
그 사이로 바람들이 드나들며 시원하려나..?
아니면 무성한 나뭇잎들이 만드는 무수한
그림자들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려나??
궁금해지는 나무들의 마음.
저렇게 부대끼게 촘촘히 서있어도
친구가 더울까봐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며 서있는 거겠지.
왠지 더 예쁘고 기특한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