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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Dec 28. 2021

디자인, 이렇게 하면 되나요?

책을 제공받고 써보는 첫 리뷰.




"어머, 그렇네요. 그렇게 해보면 되겠네요."





'띵동!'

의뢰가 들어왔다.

어머나, 한참만이다. 누군가 브런치를 통해서 연락을 취해온 것이.

갑자기 마음이 두근두근, 무슨 일일까?

 


언제 받아도 설레는, 알림.



알림이 오는 경우는 보통, 독자분들이 하트를 눌러 공감해 주시거나,

조회수가 갑자기 늘었을 때가 대부분인데 그럴 때마다 내심 얼마나 반갑고 신나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머나. 글로써 제안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디자인 서적이라니.


사실 최근 몇 년간은 봉봉이 하나만 키울 때보다 탱글이까지 합세하며 키우다보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횟수도 줄고,

코로나로 인해 간간히 올라오는 글들도 즐거운 것보다는 좀 무거운 글들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즐거운 글쓰기도 쉽지 않고, 흥미로운 작업들도 손에서

놓게 된 지 좀 되어있는 상태라 갑작스러운 연락은 사실 조금 우쭐한 마음이 들게 했다.

"훗, 아직 잊혀지지 않았어."


메일을 급히 열어볼까, 기다릴까 하다가 급히 열어본다.

어떤 일일지 궁금했는데 책의 리뷰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우와.. 내가? 선택된 리뷰를 쓸 수 있는 사람인 건가? 선택당한 느낌이 좋았다.

사실 너무 좋았다.


그런 마음과 동시에, 참 오랜만에 만나는 <디자인> 서적이 반갑기도

한편으론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앞섰다.


최근에 구매한 책들의 80퍼센트는 나를 위한 책들보다 육아, 초등, 공부, 영어, 아니면

초등생 문제집, 유아용 오리기 책, 혹은 동화책 들이고.

그중에 일부는 작업에 필요한 서적들 일부와, 내면을 다지는 내용들의 책이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이번 제안과 책의 내용은 오랜 친구인데 그것도 꽤 친한 친구를

직접적으로 만난 느낌이었다.


제공받은 책은 [디자인, 이렇게 하면 되나요?]라는 귀여운 표지의 책으로

[한 번 배우면 평생 써먹는 디자인의 기본]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오자와 하야토라는 일본인 디자이너가 지은 이 책은, 참 친절했다.

디자이너 본인이 작업했던 프로젝트들을 이렇게까지 알려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오픈해서

디자인의 기본 접근방식과 실무의 프로세스를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두었다.

과연 나라면 이렇게까지 내 프로젝트를 자신감 있게 꺼내어 놓고, 설명할 수 있을까? 싶은데 말이다.


책 속에는 그가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잘된 사례,

실패한 사례(아마도 최종본이 되지 못한 시안들)들을 적절히 구성하여

어떻게 잘된 디자인으로 변해가는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chapter 1.  디자인의 기본

chapter 2.  레이아웃

chapter 3.  배색

chapter 4.  사진과 도판

chapter 5.  타이포그래피

chapter 6.  인쇄 제작의 기초


각 챕터 속에는 세부적으로 디자인을 작업하는 순서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을 잘 정리해두어서,

사전처럼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여기 있는 정보들을 토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필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교수님이 수업 때 본인의 프로젝트를 설명해주시며,

후배이자 아직 시작하는 디자이너인 학생들의 막막함을 풀어주는 교재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보는 내내 마치 대학교 시절로 돌아가 교수님한테 하나씩 새로이 배워가며

'아! 디자인은 이런 거구나!', '이럴 때 이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는데, 그래픽 디자인 수업에서 폰트를 처음 배우던 날이었다.

분명 선생님은 '굴림체'는 절대로 쓰면 안돼요!라고 못을 박으셨고,

나는 보기 좋게 그걸 까먹고 굴림체 가득한 과제를 내밀었다.

뭘 해도 제대로 하고 싶어 하던 마음이 가득하던 신입생의 마음엔 그날이 참 많이 창피했고,

'굴림체'는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리라. 다짐을 해버렸더랬다.


지금에 와서 보면 뭐 굳이 또 굴림체는 안된다고 못 박을 일인가 싶다.

궁에서만 쓸 것 같던 궁서체는 이미 한국적인 위트를 표현할 수 있는 대표 글씨체가 됐는데 말이다.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표현방식도 다양해지고 속도마저 엄청 빨라진 지금에서 보면

더욱이 디자인은 예측할 수 없고,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떤 고정된 틀보다는, 디자인의 사례를 통해 디자인의 기본이 되는

배치와 색상, 러프 스케치와 폰트 등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데 유용하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정말로 기본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디자인을 이미 쥐락펴락 내 손안에 넣은

디자이너로서는 좀 심심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분들에겐 정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ㆍ새로이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에 디자인이 꼭 필요한 분

ㆍ디자인 실무의 기본기를 닦으려는 사회초년생

ㆍ한 분야만 작업해오다 보니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의 흐름을 알고 싶은 분

ㆍ디자인의 기본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싶은 분



오랜만에 독서를 하는 동안 잃어버린 키워드들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같았다.


늘 디자이너임을 옷 입듯 착장하고 다니지만 또 한편 엄마로서의 생활이 많은 만큼

디자이너인 것을 잊어버릴 때도 많고, "봉봉이 엄마, 탱글이 엄마"로 불리는 일도 많기 때문에,

디자이너 봉봉 어멈은 누구인가 싶게 잊어버리는 일이 많다.


디자인이라.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만, 무언가 '나'를 위해 디자인을 이야기한 게 언제였던가 싶은데.

책은 읽는 이의 상황이나 마음에 따라 다르게 읽히겠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같은 시대의 디자이너로부터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경험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마치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듯 매 순간 조언을 남긴다.

가장 나를 동요하게 한 한마디를 남기며 귀한 책의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 출판사 제이펍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열심히 읽고 생각하여 제공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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