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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May 29. 2018

여전히 변한 건 없었다.

영화 <디트로이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이 글은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08년, 미국에서는 1776년 건국이래 232년 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유색인종은 인종차별주의가 해결될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했다. 8년간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오바마는 그 기대를 저버리고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에도 여전히 인종차별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물며 반세기 전이었던 1967년은 어땠을까? 영화 <디트로이트>는 1967년 흑인 폭동 당시 알지아스 모텔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3명 살해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면 길거리에 구걸하는 백인들이 종종 보인다. 다른 인종들이 구걸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지만 유독 백인들의 비율이 높다. 자신들이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내놓거나, 프리허그 또는 돈이 떨어졌으니 도와달라고 플랜 카드를 들고 있다. 만약 흑인과 같은 다른 인종이 그런 행동을 취했으면 어땠을까? 아마 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백인보다 훨씬 많은 비난을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흑인 손님 2명이 '무단 침입' 혐의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건이 있었다.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 매장에 앉아있고, 화장실까지 이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일로 미국 스타벅스는 바로 오늘(5월 29일) 일제히 문을 닫고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에 약 8천 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약 1,2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된다 (관련 뉴스)


'차별'은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른다.



1967년, 경찰이 무허가 흑인 클럽을 단속하면서 흑인들을 연행하자, 이에 격분한 흑인들이 격분하면서 폭동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수 천명의 주 방위군까지 디트로이트 시내에 투입되어 폭동을 제압하려고 하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번지게 된다.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을 받고 살았던 흑인들은 도시 곳곳에 방화와 약탈을 일삼으면서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한다. 당시 알지아스 모텔에 있던 칼 쿠퍼(제이슨 미첼)도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장난감 딱총을 경찰에 쏘면서 인종차별 주의자 백인 경찰 필립 크라우스(윌 풀터)와 함께 몇 명의 경찰들이 모텔에 머물고 있던 흑인을 대상으로 심문을 시작한다. 긴 시간 동안 무차별적인 협박과 폭언, 폭력을 자행하면서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적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죄 없는 3명의 흑인이 죽게 된다.



폭동이 끝난 뒤 필립 등 3명의 경찰은 살인 혐의로 피소된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그들에게 무죄를 평결한다. 그들은 전부 백인 출신이었다.


tvn 드라마 <시그널>


2016년 tvn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시그널>에서 재한(조진웅)은 20년 후의 해영(이제훈)에게 무전을 하는 장면이 있다. 1995년은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망나니 짓을 해도 죄가 덮어지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면서, 20년 후에는 뭐라도 달라졌겠죠? 라며 질문을 던진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반세기가 지난 영화 <디트로이트>에서도 여전히 변한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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