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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un 20. 2018

마녀, 기존의 틀을 깨다.

영화 <마녀>, 2018

예고편이 재밌는 영화는 본편이 대체로 실망스럽다. 지난달에 본 영화 <트루스 오어 데어>가 대표적인데, 시사회를 통해 보게 된 영화 <마녀>도 예고편이 꽤 흥미로워 같은 노선을 거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면서 관람했다. 다행히 예상을 많이 빗나갔다. 분명 지루한 부분도 있고, 클리셰도 종종 보였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볼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이 얼굴 어디선가 봤는데..

가장 먼저 배우가 눈에 띈다. 1,500: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다미는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등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탄탄하기 때문에 존재감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속편을 기대해도 될 만큼 연기면 연기, 액션이면 액션까지 거침없이 소화한다.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어떤 장면에서는 김고은이 보이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이유영이 얼핏 얼핏 보인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김다미는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는 이유영의 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영화 <대호>와 <브이아이피>가 아쉬운 흥행 성적을 거둔 탓에 박훈정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많이 낮아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고 있는 영화 <신세계>를 연출했던 그다. 영화 <마녀>는 총 3부작으로 꽤 오래전부터 각본을 썼다고 한다. 아마 이번 흥행 여부에 따라 속편이 제작될지 결정되는 것 같은데 충분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절제한 느낌이 강한 1편보다 '폭주'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2편이 기대되는 영화다.


극중 정다은씨가 맡은 역할은 킬빌의 고교 유바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의 액션은 '멋'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마녀>에서는 마치 외국 영화에서나 본듯한 새로운 시도들이 다소 신선하다. 특히 촌스럽거나 뻔하지 않아 극중 몰입감을 더해준다.



액션신을 좀 더 과감하게 배치했으면 좋았겠지만 1편에서 끝나는 영화가 아닌 만큼 액션 씬은 2편, 3편에 좀 더 치중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네 캐릭터 모두 영화 속에서 매력적으로 표현되는 지라 속편에서 어떤 식으로 캐릭터들이 완성될지 내심 궁금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다소 무겁게 흘러가는 액션 영화임에도 비글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고민시) 덕분에 종종 웃음이 터지며 분위기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 중심을 속편에서도 계속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한국 영화 속 시리즈 작품을 떠올리면 기껏해야 현재 상영하고 있는 '탐정'이나 '조선 명탐정' 정도다. 두 작품 모두 완성도보다는 온 가족이 웃고 떠들 수 있는 가벼운 영화를 지향한다. 어쩌면 '마녀'는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무거운 영화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빌런인듯 빌런아닌 빌런 같은 캐릭터들


영화 초반 에는 선과 악이 분명했는데, 점차 고조되면서 그마저도 누가 선인지, 누가 악인지 옅어진다. 어쩌면 영화를 볼 때 항상 '선'에 초점을 맞췄던 진부한 방식을 철저히 파괴하는 것도 이 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이다.




평점 ★★★★



#1.

닥터백은 원래 남자 역할이었는데 조민수 씨로 바꿨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니 바꾸기 잘한 것 같다. 박훈정 감독은 이전까지 철저한 남성 중심에서 영화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걸 크러쉬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다. 김다미, 정다은, 조민수 씨의 연기가 모두 훌륭하다.  


#2.

잔인한 장면이 많아 당연히 19세 영화인 줄 알았는데 15세 영화다.


#3.

드라마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액션만큼은 확실히 기대해도 좋을 만큼 훌륭하다.


#4.

모그의 음악이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딱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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