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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ul 05. 2018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영화 <몬몬몬 몬스터>, 구파도 (2018)

줄거리


영화 <몬몬몬 몬스터>는 주인공 ‘린슈웨이’(등육개)가 교내의 ‘몬스터’라 불리는 ‘런하오’(채범희) 일당의 작당모의에 휘말려 잠입한 곳에서 정체불명의 괴물과 맞닥뜨리고, 뜻밖의 사건 끝에 괴물을 납치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2018 청춘 공포 스릴러. <몬몬몬 몬스터>는 인간을 해치는 괴물, 괴물을 납치한 인간, 그리고 인간 대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성을 다루며,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와 양면성을 그린다.




2017년 부천 국제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이다. 꽤 좋은 평을 받았고, 올여름 7월 12일에 정식 개봉한다. 약 일주일 전인 5일에 키노라이츠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람했다. 이 영화를 제작한 구파모 감독은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유명한 감독이다. 청춘 로맨스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이번 영화를 선택한 건 다소 놀랍다.


그러나 그는 영화감독이면서 대만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로맨스 장르뿐만 아니라 무협,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급격한 장르 전환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법하다.


이 영화는 크게 보면 괴물과 인간이라는 대립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총 네 개의 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1. 개인을 바라보는 집단

2. 괴물을 바라보는 인간

3. 인간을 바라보는 괴물

4. 집단을 바라보는 개인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 네 개의 시선에서 감독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살펴봐도 재밌을 듯하다.



(1) 개인을 바라보는 집단


'린슈웨이'(등육개)는 학급비를 훔친 이유로 선생님에게 혼나고 있다. 사실 그가 훔친 것은 아니다.


맨 뒷 줄에 앉아 있는 친구가 런하오

그를 괴롭히는 '런하오'(채범희)와 그의 친구들이 누명을 씌운 것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교내의 '몬스터'라고 불리는 런하오는 항상 친구들을 괴롭히고 주로 그 대상은 '린슈웨이'다. 그러나 린슈웨이는 그들에게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훔치지 않았다는 증거를 가져와도 못 믿는 선생님부터 괴롭힐 때마다 그 자체를 즐기면서 웃고, 지나가면서 툭툭 치는 친구들까지 그들이 속한 학교라는 집단이 린슈웨이라는 개인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학교라는 집단이 린슈웨이 개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다


(2) 괴물을 바라보는 인간

린슈웨이와 런하오 일당은 선생님이 시킨 자원봉사를 하다가 의도치 않게 괴물을 발견하고 납치했다. 다른 영화에서 괴물은 항상 위협을 느끼는 대상이었다. 이 영화에서도 괴물을 처음 마주할 때는 '두려움'과 '공포심'에 가까이 가지 못하다가 점차 괴물의 약점을 알게 되고 못 움직이게 묶어둠으로써 위협이 제거된다.


위협이 제거되자 런하오와 친구들은 사람과는 다른 괴물에 호기심을 느끼고 비 인륜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심심해서 괴물의 이빨을 모두 뽑고, 선생님에게 혼난 날이면 괴물을 떄리면서 화풀이를 한다.


우리가 괴물이라고 규정한 괴물들이 정말 괴물인가?

괴물을 괴롭히는 인간들이 괴물인가?



(3) 인간을 바라보는 괴물

영화 장면은 아니다. 괴물 역할을 맡은 배우 유혁아의 촬영 모습.


영화 <몬몬몬 몬스터>에서 괴물은 언니 괴물과 동생 괴물. 총 2명이다. 그들은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잡아먹으면서 연명하고 있다. 햇빛이 비추면 피부가 타들어가고 지속되면 불타올라 결국 죽게 된다. 그래서 항상 낮에는 활동을 자제하고 밤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동생 괴물이 납치되면서 언니 괴물은 깊은 분노를 느끼기 시작한다. 기존의 악행은 단순히 살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동생을 인간에게 빼앗긴 후에는 그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무차별적으로 죽이기 시작한다. 오히려 괴물에게는 인간이 위협의 대상이다.



자신의 동생을 데려간 학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죽이는 언니 괴물은 우연히 런하오의 여자 친구가 타고 있는 버스에서도 무차별적으로 죽인다. 모든 학생이 죽고 런하오의 여자 친구만 남은 모습. 결국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는 쿨한 표정의 그녀까지 죽이고 만다. 만약 동생 괴물을 납치하지 않았더라면, 언니 괴물은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괴물을 정말 괴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CHARA - My way


이때 극 중 상황과 완전히 대비되는 음악 CHARA의 My way가 흐른다.


4. 집단을 바라보는 개인


괴물이 있어서 다행인 줄 알아


런하오는 괴물이 죽으면 여기서 슬퍼할 사람은 린슈웨이, 너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괴물이 있기 때문에 너를 괴롭히지 않는 것이라고.


린슈웨이는 친구들이 없을 때 괴물을 극진히 보살핀다. 본인의 피를 뽑아서 먹여주고, 언니 괴물을 유인해 죽일 계획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의 생각도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어쩌면 이런 행동들은 집단에게 당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현재 인간에게 당하고 있는 괴물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느꼈을 동병상련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린슈웨이에게도 정말 괴물이 있어서 다행일까?



괴물은 자신들을 위협한 인간에 복수하고, 개인은 자신을 괴롭힌 집단에 통쾌하게 복수함으로써 이 영화는 우리가 생각한 뻔한 결말을 가지고 있다.




1. 개인을 바라보는 집단

2. 괴물을 바라보는 인간

3. 인간을 바라보는 괴물

4. 집단을 바라보는 개인


영화 <몬몬몬 몬스터>에 비치는 시선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로의 입장에서만 상대를 차별한다. '강한' 집단은 '약한' 개인을 괴롭히고, 인간은 괴물들의 존재 가치가 없다는 자체로 무참히 짓밟는다. 인간은 곧 정의고 판단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편협한 생각에서 온 것이다. 괴물은 단지 학생들이 자기 동생을 빼앗아갔다는 생각에 죄 없는 학생들을 죽인다. 과정에서 단지 자기와 처지가 비슷한 자매처럼 보이는 아이들만 살려두었을 뿐이다. 결국 힘없는 개인도 위협이 되는 강한 무기를 가졌을 때 집단에 복수를 자행한다. 결국 차별은 또 다른 차별을 낳고 끊임없이 반복한다.



영화 속 네 개의 시선에 하나의 시선이 더 있다. 이 네 개의 시선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이다.

영화를 본 당신이 생각하는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이제 당신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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