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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un 12. 2021

내가 Workflowy를 쓰는 이유 5가지

Workflowy(이하 WF)를 알게된 건 2017년이었습니다. 처음 마주했을 땐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 심플했죠. 지금이야 이미지, 파일도 첨부되고 Trello(트렐로)처럼 보드 형태로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때는 불릿(Bullet) 형태의 점 밖에 없었으니깐요. 


오히려 그래서 좋았습니다. 기능에 제약이 있다는 건 쓸 수 있는 기능이 적어지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정말 필요한 기능에만 집중하게 되니까요.


그 전까지 선호했던 툴은 주로 기능이 많은 툴이었습니다. 사실 선호했다기보다 본능적으로 끌린다고 할까요. 일단 많은 기능을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으면 좋으니까요.


어떤 한 툴이 모든 기능을 지원할지는 몰라도 모든 기능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을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지금은 용도에 맞게 툴을 세분화해서 씁니다. 전에는 많은 기능을 담은 하나의 툴로 해결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기능이 최적화되어 있는 툴을 여러개 쓴다가 맞겠네요.



그래서 현재도 WF만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노션, 아웃룩, Calendars 5, Things3, MS Todo 등 수많은 도구를 개인용, 업무용으로 함께 쓰고 있죠. WF는 수많은 툴 가운데서 초고, 쉬운 기록, 정리 역할을 맡습니다. 결과물을 공유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획 단계에 무척 도움이 되는 툴이에요. 


WF를 쓴지 벌써 5년차입니다. 그동안 썼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전히 WF 쓰는 이유 5가지를 말해볼게요.



1. 심플하지만 강력하다.


'나중에 봐야지'하고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도 넣어두고, 다이어리에도 적어두고, 포켓에도 넣어두고, 노션에도 넣어두는데 문제는 어디에 저장했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특히 나와의 채팅은 나중에 볼 자료 뿐만 아니라 생각나는 게 있다면 무조건 쓰는 탓에 채팅 내용이 계속 밀려서 못 볼 확률이 높죠.


그래서 나중에 참고할 자료가 있다면 WF에 #ref 태그를 달아두고 넣어두는 편입니다. 



그럼 일주일 또는 그보다 긴 주기를 갖고 한 번씩 검색해보는 거죠. 날짜가 지났으니 평소에는 숨겨두고 필요할 때 검색 기능을 통해 찾아보는 겁니다. 심플하지만 강력한 기능이죠.


2.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


글을 쓸 때 WF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에요. 글을 쓰려면 생각을 한 곳에 모아야 하고, 생각을 모으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하죠. 다른 자료나 생각들과 섞이면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첫 브레인스토밍은 종이 위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자료를 리스트업하고 순서를 맞추는 건 전적으로 WF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Things 3에 대한 글을 하나 준비 중인데, 한 번에 완성시키지 않더라도 생각날 때마다 차곡차곡 필요한 자료를 넣어두는 편이에요. 


꼭 모든 글을 한 번에 쓸 필요는 없다는 주의입니다. 각 글에 맞는 욕조를 하나씩 만들어두고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그 욕조에 넣어주면 되는 것이죠. 욕조가 어느 정도 차기 시작하면 그때 글감을 통해 비워주면 됩니다. 여기서 욕조는 WF 페이지가 되겠지요. 이 방식을 통해 많은 글이 탄생했습니다.   


3. 전체적인 시야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2021년에서 리스트로.

리스트에서 독서리스트로.

독서리스트에서 2021년 독서리스트로.

2021년 독서리스트에서 독서노트로.


지금까지 기록한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를 봐야할 때도 있고, 일부에 집중해야할 때도 있죠. WF의 장점은 Zoom in/out을 통해 전체와 일부를 쉽게 옮겨다닐 수 있는 겁니다. 필요할 땐 전체에서 검색을. 필요한 내용을 찾았다면 그 곳에서 집중하는 것이죠. 


일부 또는 디테일에 집중하다보면 전체를 놓칠 때가 있고, 전체에만 집중하다보면 디테일을 놓칠 때가 있는데 전체와 일부를 쉽게 오고가면서 그 둘을 모두 균형있게 관리할 수 있는 게 WF의 특징입니다. 


기획을 하거나 글을 쓸 때도 항상 필요한 작업이에요.    


4. 자료가 어디에 있든 쉽게 닿는 검색 기능


자료를 어디에 둔지 몰라서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쓸 때가 있죠. WF 장점 중 하나는 어디에 숨어있든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책 <일을 잘한다는 것>을 읽고 요약본을 정리해두었는데 독서리스트에 정리하지 않고 그 날짜에 넣어두었더라구요. 일일이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이렇게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냅니다. 검색 방법은 날짜, 텍스트, 태그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위 사진은 텍스트를 기반으로한 검색입니다.   


5. 마우스를 거의 쓰지 않는 단축키 기반의 툴 



군대에서 자대 배치를 받고 행정병 사수 옆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었습니다. 한글 작업을 하는데 마우스를 거의 안 쓰더라고요. 그 모습이 경이로워보였습니다. 대학생 때 한글을 많이 썼는데 대부분 마우스를 쥐고 작업을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한 달 뒤에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 비결은 단축키였습니다. 처음에는 마우스에 자꾸 손이 가서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힘들게 배운 단축키 덕분에 나머지 군생활에서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WF도 그렇습니다. 정말 많은 단축키를 지원하는데 모든 단축키를 쓸 필요는 없지만, 자주 쓰는 단축키만 외워두더라도 빠르게 기록하고,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죠. 계속 반복하는 행동이 있다면 단축키로 효율을 높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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