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시 40분에 일어났다. 지난 몇 달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기상 모임 덕이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출근 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책을 읽고 신문을 읽고 밥을 먹어도 한없이 여유롭다. 허겁지겁 일어나 입에 음식을 몇개 쑤셔놓고 후다닥 씻고 출근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렇게만 보면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하는 직장인처럼 들리겠지만 여전히 시행착오 중이다. 피곤한 날에는 밤 10시 30분 전에 잠들기도 하지만, 어떤 날에는 12시가 넘어서 눈이 겨우 감긴다. 일어나는 시간은 잡았지만 잠드는 시간은 여전히 끊임없이 흔들리는 셈이다.
지난 주말에는 하염없이 지나가는 토요일이 아쉬워 넷플릭스를 보며 새벽 3시에 잠들었다. 평일이면 불과 2시간 40분 뒤에 일어나야할 시간이다. 늦게 잔 탓에 다음 날에는 당연히 게으름을 폈다. 그렇게 일어나서도 피로가 가시질 않아 낮잠에 빠졌다. 그러니 월요일로 가는 밤이 길게 느껴질 수 밖에.
매일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자꾸 잠을 미루는 행동을 생각해보면 현재를 너무 중시하는 탓 아닐까. 눈을 감으면 내일이 오겠지만 일단 지금 이 시간이 너무 달콤한 것이다. 눈 앞에 놓인 마시멜로를 고민도 하지 않고 입 안에서 오물오물 씹고 있는 셈이다.
책 <사생활의 천재들>에서 정혜윤 작가는 말했다.
"미루기는 우리를 이중적으로 아프게 합니다. 현재를 우리가 누려야할 행복을 상실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미래의 행복을 이루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는 점에서."
졸음을 참아가며 시청한 넷플릭스는 재밌었을까? 대부분 '뭘 볼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검색하느라 시간을 허비한 적이 많았다. 정작 재밌어서 잠을 미루면서까지 본 적은 드물었다. 초콜릿도 계속 먹다보면 달콤함이 매력적이지 않듯이, 시간을 미루는 행동은 어느 순간 행복이 아니라 불행을 사고 있는 셈이다.
여유 있는 아침을 맞이하는 현재도 여전히 불안한 까닭은 수면 시간을 담보 잡은 채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 번씩 피곤함이 폭발할 때면 그 날에는 눈을 못 뜨고 있다. 책 <굿 라이프>를 쓴 최인철 교수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이 건강해야만 지속 가능한 행복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한다.
밤에는 잠을 잡니다. 건강한 습관을 오래 가져가기 위해 2021년 남은 하반기에는 꽤 많은 힘을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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