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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Feb 08. 2022

별로 성장하고 싶지 않아요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 성장하지 않는 조직에 있는 것도 문제지만, 성장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성장하는 조직에 있는 것도 문제다. 만약 성장하고 싶지 않다면 아이러니하게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어야 했다. 즉 성장을 한 번 해서 시험을 통과해야 성장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 셈이다.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편하게 살고 싶다', '정해진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인간의 욕구이자 근로자의 의무이니까. 그러나 그렇게 확보된 시간들이 단순히 쾌락, 유흥, 향유하는 데만 그친다면 일하는 시간은 괴롭기만 하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 지금은 잘 쓰지 못해서 쓰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다. 일단 잘 쓰려면 못 쓰는 나부터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현재 내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내가 그나마 남들에게 내놓을만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까닭은 대학생 때부터 블로그를 통해 10년 넘도록 꾸준히 글을 쓴 까닭이다. 생산성 도구 강의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도 바인더부터 에버노트, 원노트, 워크플로위, 노션 등 다양한 도구들이 출시될 때마다 관심을 갖고 써본 덕분이다.

호기심은 물음표다. 즉 호기심이 생기면 마침표를 찍어줘야 한다.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쓰지?라는 호기심이 생기면 글쓰기 책이라던가. 글을 잘 쓰는 작가라던가. 소설이라도 많이 읽어봐야 한다. 다른 사람의 지식은 그 분야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 지식들을 통해 무엇보다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정리한 생각을 다음 글쓰기에 반영해본다. 계속 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아, 이렇게 하면 조금 더 나아지는구나'가 나온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의 목표는 '직장에서 월급을 받고 싶지 않아요'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건 당장 많은 월급을 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직장에서 받는 월급과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남는 시간을 통해 부수입으로 자산을 쌓는다. 자산을 쌓는 과정에서 소비는 극단적으로 줄인다.

소비는 남들보다 적게 하면서 저축은 훨씬 많이 하는 것이다. 앞으로 월급을 받지 않기 위해 현재는 월급을 미친 듯이 받아야 한다. 이게 앞으로 직장에서 월급을 받지 않고 싶은 파이어족의 조건이다.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적게 일하면서 많이 쉬고 싶어 한다. 파이어족의 상황에 대입해보자면 저축은 적게 하면서 소비는 많이 하고 싶다는 뜻이 된다.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언젠가 타인에 의해 성장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성장하고 싶지 않다면 성장하는 사람보다 더 성장하라. 그렇지 않으면 인지부조화가 일어나 삶이 한없이 우울해질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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