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고통은 변화의 산파였다.
책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아.. 푹 자고 싶다.'
하루에도 시도때도 없이 드는 생각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많이 자고 싶어도 바쁠 때면 수면 시간이 부족하기 쉽고 막상 잘 수 있을 때는 보상 심리로 잠이 아닌 다른 활동으로 피로를 풀려고 한다. 그러니 시간이 없든 있든 늘 피곤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건 이렇게 피곤하기 때문에 막상 잘 때 행복하다. 언제 자도 상관 없고 늦게 일어나도 상관 없다면 대개 잠드는 시간도 수면 시간도 불규칙하다. 특히 한 주가 마무리 되는 금요일에서 토요일이 넘어갈 때 그렇지 않은가. 넷플릭스에서 <더 글로리>와 같은 신작이 공개되는 금요일 밤이면 밤새 시청하다가 늦게 일어나서 아픈 머리를 붙잡고 후회한다. '몰아서 보지 말걸.'
가지지 못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잠시 뿐이다. 아이폰14 프로를 사게 되면 처음에는 액정 필름도 붙이고 케이스도 사고 금은보화처럼 엄청 소중하게 다루지만 몇 달만 지나면 침대에 툭툭 던진다.
행복은 어쩌면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기회를 쟁취하는 사람의 몫이다. 기회는 항상 위기도 같이 온다. 야구에서 무사 만루가 득점 내기 가장 좋은 찬스지만 점수를 못 내면 팀 분위기도 급격히 식고 상대 팀에게 기회를 뺏긴다.
최근에 발톱에 염증이 있어 몇 주 동안 매일 병원에 가서 소독을 받는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치료 초기에는 걸을 때 조금씩 욱신거렸다.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걷는 자체가 행복이 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프지 않게 걸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마저도 치료가 되고 일상이 되면 또 잊겠지만)
에리히 프롬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건 최고와 최악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런 변화도 없는 삶은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고를 꿈꾼다면 최악도 함께 꿈꾸는 것이다.
지금 최악의 순간에 있다면, 언젠가 최고의 순간도 온다.
그러니 행복하다고 너무 자만하지도 말고,
불행하다고 자책하지도 말자.
모든건 끊임없는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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