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게 줄넘기라고?!
지도자 3급 자격증 도전 (1)
내가 아는 줄넘기는 그때 당시 1단 뛰기(양발 모아 뛰기)를 오래 잘 뛰고, 기술이라고 해봐야 엑스자뛰기(엇걸어 풀어 뛰기)나 쌩쌩이(2중뛰기)정도 하면 줄넘기를 꽤 잘하는 축에 해당됐었다. 그 외에 다른 것들이라고 해봐야 복싱 체육관이나 태권도장에서 하는 발바꿔뛰기(번갈아뛰기)정도 였던 나는 태권도장 사범으로 일하면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참여한 줄넘기 세미나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 관장님께서 "줄넘기 자격증이 있다는데 해볼래?"라는 말씀에 '뭐 별것도 아닌 게 자격증이 있네? 쉽겠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흔쾌히 해보겠다고 했고, 세미나 시작하기 전까지 큰 걱정도, 별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한 세미나는 내 생각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우선 시작은 12가지의 기본 스텝으로 나를 첫 번째 충격에 빠뜨렸다. 12가지 기본 스텝은 아래와 같이 순서대로 진행됐다.
[ 12가지 기본 스텝 ]
1. 양발 모아 뛰기
2. 좌우 이동 뛰기
3. 앞뒤 이동 뛰기
4. 좌우 벌려 모아 뛰기
5. 앞뒤 벌려 모아 뛰기
6. 번갈아 뛰기
7. 앞들어 모아 뛰기
8. 뒤 들어 모아 뛰기
9. 앞 흔들어 뛰기
10. 옆 흔들어 뛰기
11. 토우 스텝
12. 힐 스텝
동작을 하나하나 보여주시고, 설명해 주시는 강사님을 따라 열심히 몸을 움직였지만, 손은 줄을 돌리느라 발은 스텝을 따라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20대는 20대인 걸까 금방 감을 잡고 하나, 둘 성공해가며 뿌듯해하던 것도 잠시... 이번엔 음악에 맞춰서 뛰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 줄넘기는 리듬운동이기 때문에 뭘 하든 음악이 빠지지 않고,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그 박자에 맞춰서 뛸 수 있어야 했던 것이다. 단순히 따라 뛰는 것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꽤 컸는데, 기본 스텝은 음악에 맞춰 진행하면 3분 남짓 쉬지 않고 줄을 돌리고 점프를 뛰고 발 스텝을 했어야 했다. 하나하나 할 때는 이렇게까지 힘든 건지 몰랐는데 박자를 맞추려고 신경 쓰다 보니 체력 소모는 더욱 컸다. 그래도 나름 음악도 나오고 춤추는 것 같기도 해서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기본 스텝뿐만 아니라 여러 기술들과 더욱 복잡해진 스텝들로 뛰고 있지만(이건 뒤에서 서술될 이야기 중 하나이다.)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뭔가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한참을 기본 스텝을 뛰던 나는 공인급수 시험도 있다는 말에 망연자실했지만, 기본 스텝으로 뛰었던 것 중 5개씩 나눠져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외에도 쌩쌩 이프(2중 뛰기) 시험과 솔개(2중 뛰기 기술), 송골매(2중 뛰기 기술) 시험, 30초 스피드 시험이 있었는데, 처음에 시범을 보여주시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쌩쌩이가 제일 고급 기술인 줄 알았더니 그건 제일 기본이라고 하시는 강사님의 말씀 뒤로 솔개와 송골매 기술을 보여주시는데, 내가 저걸 할 수 있는 건지 의심을 안 할 수 없었다. 난생처음 보는 기술에 다시 한번 줄넘기에게 배신감을 크게 느끼고 연습을 시작했다. 연습하는 그 과정 동안 줄넘기에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는 감히 설명하기도 어렵다.
우선, 솔개 뛰기는 2중 뛰기 1회 엇걸어풀어 2중 뛰기 1회를 섞은 기술로 2중을 2회 진행하는 것과 같지만 엇걸어 풀어를 쌩쌩이로 뛰려고 하니 정말 쉽지 않았다. 그리고 송골매 뛰기는 2중 뛰기 1회와 엇걸어뛰기(손을 X자로 고정하고 뛰는 것)를 2중 뛰기로 1회 섞은 기술이었고, 엇걸어 풀어를 2중으로 하는 것보다는 조금 쉽게 느껴졌지만, 노하우가 없어 오로지 힘으로, 점프로만 성공 시키려고 하다 보니 엉덩이와 허벅지를 그렇게 많이 맞았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 맞는 것만큼 아프게 느껴졌고, 한 번씩 제대로 맞기라도 하면 엉덩이를 비비며 그대로 바닥에 누워버리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한참을 맞고, 뛰고, 돌리고를 반복하다 기술에 성공을 했고, 그때의 기쁨은 정말 여러 다른 운동들을 할 때보다 성취감이 엄청 크게 다가왔다. 물론, 그 뒤로도 계속 맞고, 맞고, 또 맞기를 반복하긴 했지만 한번 성공의 맛을 본 뒤로는 아파도 포기할 수 없었다.
오전엔 이런 개인 기술(혼자 하는 줄넘기) 위주의 강습이 진행됐고, 점심 식사 뒤에는 2인 줄넘기, 긴 줄넘기 등 짝과 하거나 단체로 하는 줄넘기를 한다고 하는데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됐다. 걱정되는 마음 위에 기술을 성공했다는 기쁨을 올려두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후들후들 거리는 다리로 이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