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2급 자격증 도전기
ep1 / 3급 취득 후 독학 시작
하루 종일 고생고생해서 자격증을 받은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일요일에 진행한 세미나라 월요일 아침이 괴로웠지만 그래도 출근은 해야 하니 무거운 발을 질질 끌고 나왔다. 도착해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시간이 조금 남는데, 난 어느새 날 힘들게 한 줄넘기에 푹 빠져서 배운 기술을 매일 연습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시골 학교에 다니던 나는 주말에 외부 선생님이 오셔서 해주는 예체능 수업을 통해 학원 강습을 대체했었다. 그러던 중 배우게 된 태권도에 푹 빠져 사범이라는 직업까지 갖게 됐는데, 지도자 3급 강습회를 다녀온 뒤로 난 그때처럼 줄넘기에 빠지게 됐다. 도복을 입고 하다 보니 많이 걸리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어째서인지 줄을 멈출 수 없었다. 시험 볼 때 간신히 하던 솔개, 송골매도 어느새 10개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게 됐고, 다른 기술들도 해보고 싶어서 괜히 유튜브를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근데 뭐 기웃거린다고 할 수 있는 게 있나, 그저 '우와'하며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경기도로 줄넘기를 배우러 다니고 계시던 관장님께서 영상 하나를 보내주시면서 "혼자 맨날 연습하던데, 이거 지도자 2급 심사 종목이래 보고 연습해서 시험이라도 한번 보는 건 어때?"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나의 지도자 2급 독학이 시작됐다.
지도자 2급 심사 종목은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진 느낌이었다. 3급은 그래도 그날 하루 수업 들으면 할 만한 정도의 난이도(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였는데, 2급은 과연 내가 영상만 보고 혼자 연습해서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도 그때는 무슨 욕심이 그렇게 컸는지 무조건 해내고 싶었고, 심사 종목은 아래와 같았다.
[ 지도자 2급 심사 종목 ]
1. 기본 스텝 12가지 (Lv.2) : 2도약 1도약 박자 전환
2. 공인급수 6~4급 중 1개
3. 크로스 기술 12가지
4. 솔개 뛰기 10회
5. 송골매 뛰기 10회
6. 십자매 뛰기 4회
7. 30초 2중 스피드( 남:50회 이상 여:45회 이상 )
다른 종목들은 그래도 영상을 보고 연습하면 할만했는데 아무래도 제일 걱정한 부분은 크로스 기술 12가지였다. 영상을 아무리 돌려봐도 뭔지 모르겠고, 어쩌다 줄을 넘어도 맞았는지, 틀렸는지 봐줄 사람이 없기에 정말 막막했다. 12가지 크로스 기술 중 그래도 3급 강습회 때 배웠던 기술들도 조금씩 섞여있어서 아예 못 하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했던 시간이었다. 잘못된 자세로 오래 연습하다 보니 허리 통증도 생기고, 매일 그렇게 운동하는 사람이지만 여기저기 근육통도 생기고, 넘어져도 보고, 머리에 피 쏠려서 어지러워하기도 하고 엉덩이와 허벅지도 얼마나 맞았는지, 지금 또 그렇게 연습하라고 하면 아파서 못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겠다는 끈기와 열정으로 줄을 넘었더. 그럼 나를 그렇게 괴롭힌 12가지 크로스 기술을 소개하겠다.
[ 크로스 스킬 12가지 ]
1. 엇걸어 풀어 뛰기
2. 엇걸어 뛰기
3. 더블 크로스
-> 엇걸어를 풀어 없이 손을 바꿔야 한다.
4. EB4 박자 뛰기
-> 한 손은 뒤에 한 손은 앞에 두고 줄을 넘고 되돌려 푼다.
5. TS
-> 두 손을 모두 뒤로 보내 열중쉬어 상태로 넘는다.
6. 토드
-> 엇걸어 풀어 방법과 같은데 한 손을 다리 아래로 안쪽에서 넣어 넘는다.
7. 인벌스 토드
-> 토드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되 다리에 넣는 손을 바깥쪽에서 넣어 넘는다.
8. 엘리펀트 토드
-> 토드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되 다리 아래로 양쪽 손을 다 넣어 넘는다.
9. 크루거
-> OC로 다리에 손을 넣고 양발모아를 넘은 뒤 엇걸어로 마무리한다.
10. AS
->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오금에 양손을 다 넣어 껴안듯이 자세를 만들어 엇걸어 풀어를 넘는다.
11. CL
-> AS 자세와 같고 손은 오금과 허리에 위치한다.
12. 토드 크루거 토드 연결
-> 토드 + 크루거 + 토드 순서로 양발 모아 없이 바로 연결 진행한다.
위 12가지를 16박자씩 음악에 맞춰서 진행을 해야 하는데, 동작도 서툰데 박자까지 맞추려고 하다 보니 더 어렵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TS는 줄이 제대로 넘어오지도 않아서 얼굴을 엄청 맞기도 하고, 토드 계열은 다리 밑에 손이 있어서 그런지 앞으로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하나의 기술을 성공하는 데까지 거의 3주 정도씩 걸렸고, 음악에 맞춰서 뛰는 데까지 4개월은 걸린듯하다.
누군가가 알려주고 자세를 봐줬다면 조금 더 빨리 성공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혼자 노력해서 얻어 가는 성취감도 상당히 컸다. 기술 하나를 성공할 때마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모른다. 매번 실패하고 넘어지고 할 때마다 보고 웃던 수강생들은 내가 성공을 하면 본인 일처럼 박수 쳐주고 함께 소리를 질러줬다. 물론 성공할 때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자세를 취해서 웃기 바쁜 아이들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나에게 있어 줄넘기는 어릴 적 이후로 느낄 수 없던 성취감을 다시 느끼게 해 주고, 아이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