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한 한 사람의 이야기...
어느 순간부터 삶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기 시작한 주제들이 있다. 나에게는 바로 "남북통일"이 그러하다. 하지만 뭐랄까 워낙 삶과는 동떨어진 주제였기 때문에 매 순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새해와 함께 삶의 결심을 돌아보면서 자연스레 다시 중요하게 다가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 21살 북한 출신 여성이 쓴 자신의 회고록이다. 아마 21살이란 말에 누군가는 "이러한 자서전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이"라고 언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 다면 그러한 말이 얼마나 크디큰 실수 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대략 두 부분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가 북한과 중국에서의 지옥 같은 삶을 헤쳐 나오는 과정이 그러하였다. 13살에 그녀는 그런 지옥을 경험해야 했다. 필자에게 13살은 IMF를 겪고 집이 풍비박산할 뻔한 시기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그녀가 받은 삶은 그것 이상이었다. 법과 같은 최소한의 인간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도 그러한 삶 속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 무기력함 속에 그녀는 스스로 삶을 주도해 가며 고비사막까지 지나가야 했고 그녀의 몸도 상해야 했었다, 아니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갔었다. 내가 만약 그녀라면?, 나는 어떠한 결정을 내렸을까? 이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겪은 모든 상황이 나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상상할 수 있더라도, 이는 내가 암묵적으로 민주주의에 의해 보호받고 있음이 전제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의지와 아픔에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는 도중 도중 주체할 수 없는 눈물밖에 없었다.
북한에 대한 묘사 역시 그러하였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 책에서 북한을 김씨 부자를 위한, 김씨 부자에 의한, 김씨 부자의 나라로 묘사하였다. 오직 그 부자들을 위하여 이 나라는 헌신하였고 이 나라를 떠받치고 있는 인민들은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었다. 폐쇄적이고 비생산적인 구조는 필연적으로 구조적인 모순을 이용한 부정부 패을 만들어낸다. 아울러 끊임없는 불신 속에 비선을 만드는 등 성장궤도를 벗어나 유지 자체에서 최대한 갈취하는 형태로 가게 된다. 북한이 그러한 예였다. 보는 내내 통일을 하였을 때 이 나라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가 머릿속에 고민으로 가득하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통일에 대해서, 한국의 내수시장을 확장하고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무작정 바라본 것이 사실이었다. 정치 및 제도에 대해 크게 간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 그녀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의 참상을 고발하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조치를 막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 녀는 그 나이 또래의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경을 활용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된다. 많은 청년들이 점차 이 무능력한 정부와 더불어 척박해지는 전 세계의 흐름 속에 통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은 동북아시아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분명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우리 한국이 더더욱 물러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위해 움직이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조금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한다. 특히 중국의 탈북자 송환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었으면 한다.